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물 건너가나

입력 2017-06-16 11:43   수정 2017-06-16 11:47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 물 건너가나

국회 미방위 22일 본회의 앞두고 단통법 개정 논의조차 못 해

녹소연 "국회 입법 기능 마비…개정안 조속히 처리해야"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통신비 공약 중 하나인 휴대전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에 빨간불이 커졌다.

조기 폐지의 근거가 될 단통법(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이달 임시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희박해졌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상한제 조기 폐지를 담은 단통법 개정안이 이달 22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일정상 이날까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에서 법안 논의가 마무리돼야 한다.

하지만 미방위는 장관 청문회 등으로 인해 제대로 된 논의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미방위 관계자는 "청문회가 걸려 있어 법안 논의와 관련한 일정은 아직 잡지 못했다"며 "다른 일정을 고려하면 이달 중 법안을 논의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본회의가 27일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숙려기간과 의결 절차를 고려하면 촉박하다"며 "법안을 검토하고, 논의하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아 이달 국회에서 처리가 어려울 전망"이라고 전했다.

지원금 상한제는 단통법의 핵심 조항으로 출시 후 15개월 미만의 신형 단말기 구매자에게 이통사가 주는 지원금을 33만원으로 제한하는 제도다. 2014년 10월 단통법 시행 당시 3년 한시 조항으로 도입돼 올해 9월 30일 자동 일몰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유통 시장의 자율 경쟁을 저해하고, 불법 보조금 시장을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를 골자로 한 단통법 개정안들이 줄줄이 발의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후보 당시 단통법 개정을 통한 조기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법안 개정에 힘을 실었다.

현재 국회에는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와 분리공시 등을 담은 단통법 개정안이 모두 17건 발의돼 있다.

해당 법안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방위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변경을 위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파행을 겪으면서 반년 넘게 발목이 묶인 상태다.

개정안들이 이달 임시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9월 정기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원금 상한제는 법정 일몰 기한이 9월 30일인 까닭에 정기 국회로 넘어가면 조기 폐지의 의미가 무색해진다.

기본료 폐지 논의가 진통을 겪는 상황에서 시행에 별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상한제 폐지마저 발목이 잡히면서 통신비 공약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회 미방위 논의가 마비되면서 대통령이 공약한 지원금 상한제 조기 폐지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라며 "국회는 개정안 논의에 속도를 내 국민의 가계통신비를 낮춰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okk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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