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40m 이상 사다리차 11대뿐…장비 보강·안전의식 개선 절실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지난 14일(현지시각) 발생한 런던 시내 24층짜리 아파트 건물 화재로 국내에서도 초고층 건물 화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국은 안전대책 강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실제 화재 발생 시 진압할 수 있는 장비가 많지 않아 실질적인 대응력은 떨어진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야간 화재는 주민들이 신속하게 대피하기 어려워 인명피해가 더 커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에 대한 시민의식도 한층 높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원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현재 도내 15층 이상 아파트 동수는 총 2천223동이다.
이 중 21∼30층 60동이고, 31층∼40층 7동이다. 나머지는 모두 15∼20층이다.
지역별로 보면 원주가 695동으로 가장 많고 춘천 577동, 강릉 313동, 동해 149동, 속초 148동, 삼척 111동 등 순이다.
나머지 시·군은 10∼50동 정도로 고층아파트가 많지 않다.
하지만 현재 도내 27m 굴절사다리차는 17대뿐이다.
고가사다리차 역시 46m 3대, 50m 1대, 53m 7대에 불과하다.
도내 15층 이상 아파트 중 절반 이상이 있는 춘천·원주·강릉에는 각각 1대, 1대, 2대뿐이다.
아파트 1개 층 높이가 3m 정도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15층 이상은 진화에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용한 지 12년이 지난 노후 굴절사다리차와 고가사다리차가 각각 2대씩 있어 교체·보강이 절실하다.
평창동계올림픽 특수와 서울∼동홍천(춘천) 고속도로 양양 구간과 원주∼강릉 간 복선전철 개통 등 교통망 개선에 따른 개발 호재로 소방력 보강이 필수다.
도 소방본부는 올해 25억 8천만원을 투자해 노후 차량을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46억2천만원을 투자해 고가사다리차가 없는 철원, 영월, 횡성, 인제, 고성, 양양 지역에 53m 사다리차를 배치한다.
고가사다리차를 활용한 실전훈련과 맞춤형 교육을 통한 대응능력도 높일 방침이다.
여기에 고가사다리차나 헬기 등에만 의존한 진화는 한계가 있어 화재피해 최소화를 위해 고층아파트 소방안전대책도 강화한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입주민 자치회의 자율안전관리 체제 정착을 위해 소방관서장 주관으로 유관기관 합동 소방안전관리 간담회 등을 한다.
화재 취약요인 개선과 소방시설 정상 작동 유지 관리를 위해 소방특별조사도 한다.
미관만을 중요시해 소방시설 투자에 소홀한 경우가 잦아서다.
공동주택 화재안전 매뉴얼도 보급한다.
비상구나 피난시설에 자전거 등 물건을 두는 경우도 많아 안전관리에 나설 방침이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119소방대원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평소에 대피로나 소방시설을 점검하는 등 각종 안전사고 예방에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onany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