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다음 재판일정을 여름 휴가 예정일로 잡은 것에 불만을 가진 검사가 휴정을 요청하고, 이후 속개된 재판에도 불참하는 해프닝이 일어났다.
16일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 고양지원 501호 법정에서 살인미수 사건으로 재판이 열렸다.
10분간 재판이 진행된 뒤 재판장은 다음 재판일정을 다음 달 25일로 잡았다.
그러나 A(여) 공판 검사는 통상 7월 말과 8월 초가 여름 휴가 기간으로 법원·검찰이 '휴정 기간'이라는 이유를 들어 재판이 힘들다는 입장을 재판부에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장은 해당 사건이 살인미수 사건이라 기일을 넘길 수가 없다며 여름 휴가 휴정 기간이라도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감정이 상한 해당 검사는 재판부에 휴정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10시 35분께 휴정에 들어갔다.
그러나 40여분이 지난 오전 11시 20분께 재판이 속개됐지만, 해당 검사는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해당 검사의 불출석으로 오전 재판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권오성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은 "해당 검사가 성격이 예민해 휴정 뒤 곧바로 재판장에 들어가지 못한 것 같다"면서 "감정을 추스른 뒤 이어 오후 2시부터 이어진 같은 재판에 현재까지 참석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감정이 북받친 검사가 휴정을 요청했고,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휴정이 이뤄졌다"면서 "검사가 휴정을 요청한 것에 는 절차상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일을 처음 겪는다는 권 지청장은 "북받친 감정을 자신의 방에서 추스르느라 시간이 지체된 것"이라며 "오늘 일에 대해 대검찰청에 보고했고, 징계사유는 아닌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법원 관계자는 "여름 휴가 휴정기에도 형사사건은 예외조항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해당 사건은 다음 달 25일이 아닌 다른 기일로 정해 재판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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