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도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소비 위축까지 이중고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경기 군포시에 커피 전문점을 운영 중인 박 모(46·여) 씨는 금리가 오르면 폐업을 하려고 생각 중이다.
2014년 개업 때 연 4%로 4천만 원 가량을 신용 대출받았는데 현재는 대출금리가 4.5% 선까지 올라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우후죽순 생기는 커피 전문점 때문에 최근에는 수익이 3분의로 줄어들어 이중고를 감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박 씨처럼 금리 상승에 따라 직격탄을 맞는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사례가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자금을 마련하려 대출을 받은 영세 상인들은 이자 부담 증가와 소비 심리 위축에 따른 이윤 감소를 함께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골목 상권에서 회복세를 체감할 수준은 아니라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여전하다.
금융권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면 연내 혹은 내년에 한 차례 0.25%를 인상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빚을 안고 사업하는 이들에게는 그것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출금리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건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국내 자영업자가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 규모는 480조2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대출금리가 0.01% 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은 연간 480억원 가량 증가한다.
개별 사업자의 부담액은 대출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국가 경제 전체로 보더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신용도가 열악한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애초에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아 이자율 상승에 따른 부담을 더 무겁게 느낄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가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게는 사업의 존폐를 가르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남윤미 부연구원이 쓴 논문 '국내 자영업의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에 따르면 중소기업대출이자율이 조금만 상승해도 폐업 위험은 급증한다.
이자율이 0.1%포인트 오르면 도·소매업과 수리 및 기타서비스업은 폐업 위험도가 7∼7.5%, 음식숙박업은 10.6% 증가한다.
대출을 받아 사업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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