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사퇴·文대통령 사과·劉 서울시장 출마' 놓고 설전
李 '119', 河 '세대교체', 鄭 '꼬끼오', 池 '꼴통', 金 '사다리' 5인5색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슬기 기자 = 바른정당 당권 도전에 나선 5명의 후보가 16일 첫 TV토론회에서 격론을 벌이며 자신이 당 대표 적임자라고 내세웠다.
이혜훈, 하태경, 정운천, 지상욱, 김영우 의원(기호순)은 이날 오후 TV조선 프로그램 '전원책의 이것이 정치다'에서 마련한 방송 토론회에 참석해 차기 당 지도부의 비전과 전략은 물론 주요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먼저 후보들은 출사표를 밝히는 인사말에서 저마다 개성 있는 키워드로 자신을 소개하며 차별화에 나섰다.
이 후보는 "천 길 낭떠러지라도 당을 위해 뛰어들겠다"며 자신을 '119'라고 표현했고, 하 후보는 "바른정당이 뭐가 다른지 보여줄 수 있다"며 '보수의 세대교체'를 내걸었다.
정 후보는 좌우를 뛰어넘는 실용정당을 강조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마크정'을 내세웠고, 지 후보는 과거 자유선진당 시절 서울시장 출마 전력을 거론하며 자신을 용기 있는 '꼴통'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가난하게 자란 어린 시절을 강조하면서 따뜻한 보수를 실천할 수 있는 '사다리'가 되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간 후보들은 현재 의석수가 교섭단체 최소 요건인 20석에 불과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하며 당의 구심력을 키우면서도 동시에 외연 확장을 위한 필요성에 공감했다.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리기도 했다.
특히 인사청문회 정국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거취와, 문재인 대통령의 5대 인사원칙 위배를 놓고 입장차를 보였다.
정·김 후보는 안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반면, 하 후보는 "전략적으로 사퇴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며 차별화에 나섰다.
문 대통령이 5대 인사원칙 위배 논란과 관련해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정·김 후보는 찬성한다고 했으나 지 후보는 사과 이전에 설명이 우선이라며 '중립' 의사를 밝혔다.
하 후보는 "더 중요한 건 우리가 대안을 내는 것"이라며 혼자 반대 입장을 표했다.
유승민 전 대선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는 찬반이 4:1로 극명히 갈렸다.
정 후보는 "유 의원이 다시 한 번 당을 살리기 위해 서울시장에 나가야 한다"며 홀로 찬성 입장을 밝힌 가운데 지 후보는 "유 의원은 큰일을 준비해야 한다. 윗돌로 아랫돌을 메꾸면 안 된다"며 '대선후보 보호론'을 강조했다.
주도권 토론시간에는 후보 간 송곳 질문이 이어지면서 공방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 후보는 김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한 '보수원탁회의'에 한국당도 포함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고, 김 후보는 "잘못된 친박 패권주의가 보수를 궤멸시켰다"며 한국당은 애당초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방어에 나섰다.
지 후보는 김 후보가 "출마해줘서 경선 흥행 걱정을 덜었다. 한판 뒤집기 승부가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다른 후보들이 나와달라고 제안한 것은 맞다. 당이 어려운 만큼 꼴통 기질로 (경선에) 나섰다"며 재치있게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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