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지하철·기차·항공 등 24시간 파업…노동조건 개선·민영화 반대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16일 버스부터 비행기에 이르기까지 대중 교통이 멈춰서며 폭염 속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로마와 밀라노 등 대도시가 포함된 전국적인 파업으로 이날 지하철과 기차의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버스 운행이 끊기는가 하면, 알이탈리아 항공편도 일부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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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파업은 이탈리아 대중교통 노조가 노동 조건 개선과 민영화 반대를 주장하며 주도했다.
노조는 공공 부채 감축을 위해 일부 국영 철도 노선을 분사하려는 정부 방침으로 노동 안정성 저하와 실업이 초래되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 속에 이동 수단이 끊긴 탓에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등 주요 교통 시설에서는 택시를 타려는 행렬이 길게 늘어서고 자가용을 갖고 나온 사람들로 평소보다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지며 '블랙 프라이데이'가 연출됐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노조가 파업할 권리도 있지만 도시가 마비되지 않을 권리도 있다"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적자 누적으로 지난 달 법정 관리에 들어간 뒤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알이탈리아 법정 관리인도 "이번 파업은 무책임하며, 경쟁사들만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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