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관련 부패 의혹 수사에 협력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검찰이 부패수사 공조에 합의하면서 브라질에서 시작된 부패수사가 중남미 다른 국가로 확산할지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전날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한 호드리구 자노 브라질 검찰총장은 알레한드라 질스 카르보 아르헨티나 검찰총장을 만나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 관련 부패 의혹에 대한 수사에 협력하기로 했다.
오데브레시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브라질 정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이다.
사법 당국의 수사에서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고, 뇌물의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정치권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오데브레시는 부정부패 조장 혐의로 미국에서 막대한 벌금을 물게 됐으며, 이 소식이 알려지고 나서 중남미 각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 연방법원은 지난 4월 오데브레시에 26억 달러의 벌금을 확정했다.
이는 미국 법무부가 외국 공무원을 상대로 한 뇌물 제공을 불법화한 해외부패방지법(FCPA)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초에는 아르헨티나 언론 보도를 통해 오데브레시의 '검은돈'이 아르헨티나 정치권에 흘러들어 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르헨티나 일간지 라 나시온은 오데브레시가 2015년 대선에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포함해 4명의 후보 캠프에 선거자금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마크리 대통령 측은 "합법적인 기부금이었다"고 밝혔으며, 다른 세 후보는 오데브레시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브라질 언론은 오데브레시가 2006∼2014년에 정치권에 제공한 뇌물이 33억7천만 달러(약 3조8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이 집계하는 217개국의 GDP 순위 가운데 하위 33개국의 GDP를 합친 것보다 많다.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자금은 대부분 해외 건설사업 수주를 도와준 대가로 정치인이나 관료들에게 뇌물로 건네졌으며, 15∼20%는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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