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위원장에 김호곤·김학범·홍명보·이장수·최영준·김성남 물망
'슈틸리케 후임' 대표팀 사령탑에 허정무 부총재 '유력'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권을 가진 새 기술위원장 후보가 베일에 가려진 가운데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떠난 자리를 메울 구원투수로는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슈틸리케 전 감독과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의 동반 사퇴로 한국 축구는 대표팀 업무가 사실상 마비된 상황이다.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전 감독 후임은 물론 당장 다음 달 6일 소집 예정인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도 선임해야 한다.
U-23 대표팀은 다음 달 19일부터 베트남 호찌민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해야 하고, A대표팀은 8월 31일 이란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누가 신임 기술위원장에 오를지는 '안갯속'이다.
기술위원장 임명권을 가진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자신이 회장을 맡은 현대산업개발 회사 문제로 해외 출장 중이기 때문이다.
신임 기술위원장 후보는 정 회장이 귀국하는 다음 주 초에나 대강의 윤곽이 그려질 전망이다.
축구계에서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기술위원장 후보로는 김호곤 축구협회 부회장과 김학범 전 성남 감독, 홍명보 전 항저우 감독, 이장수 전 창춘 감독, 최영준 전 부산 감독, 야권 후보인 김성남 화성FC 감독 등이 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표팀 코치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낸 김호곤 부회장은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워 단기간에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감독 선임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또 '지략가' 또는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빗대 '학범슨'으로 불리는 김학범 전 감독은 성남, 강원 등에서 지도자를 지냈고, 기술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경험이 있다.
홍명보 전 감독은 2009년 U-20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으로 8강 진출 쾌거를 이룬 데 이어 2010년 런던 올림픽 때는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 사냥을 지휘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사령탑으로 조별리그 탈락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각급 연령별 대표팀 감독을 지낸 경험이 강점이다.
최영준 전 감독은 이용수 기술위원장 체제에서 부위원장을 지냈고, 김성남 감독은 '축구계 야당'으로 20년 동안 축구협회를 견제하며 쓴소리를 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감독 선발권을 가진 기술위원장이 정해지지 않았는데도 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 '대세론'이 번지고 있다.
허정무 부총재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때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오른 경력을 가진 데다 현재 대표팀 코치진의 주축인 정해성 수석코치와 설기현 코치와 호흡을 맞췄던 인연 때문이다.
대표 선수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현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활용하면서도 이른 시일 안에 대표팀을 안정시킬 적임자로 분류되는 이유다.
허정무 부총재는 대표팀 주장인 기성용(스완지 시티)을 비롯해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이근호(강원) 등 베테랑 선수들과도 익숙하다.
허 부총재는 16일 열린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의 결혼식에 참석해 이곳을 찾은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슈틸리케 전 감독 경질 여부를 논의할 때 후임으로 김호곤 부회장과 후보로 거론됐던 인물이다.
이용수 전 기술위원장도 후임 사령탑의 자질로 "월드컵 최종예선을 치열하게 치른 경험이 있는 국내파"를 꼽았다.
허 부총재도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며 대표팀 감독 제안이 온다면 굳이 피하지는 않을 것임을 밝혔다.
허 부총재 외에 신태용 전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과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도 사령탑 후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편 새 기술위원장은 내주 초 정몽규 회장 귀국과 함께 윤곽이 드러나 늦어도 이달 안에는 임명될 것으로 예상되고, 새 기술위원회 구성을 거쳐 대표팀을 지휘할 새 감독도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는 선임될 전망이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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