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자신들의 시리아 공습에서 제거된 것 같다는 러시아 국방부의 발표와 관련, 미국 측이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ABC방송은 러시아 측의 주장에 미 관리들은 "그의 죽음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라이언 딜론 대변인은 "과거에도 이 같은 주장들이 여러 번 있었지만, 거짓으로 판명됐다"면서 "관련 보도가 사실인지에 대한 확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도 "관련 보도를 확증할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미 고위 관리는 "러시아는 그런 주장할 할 다양한 동기가 있다"면서 "미국은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그런 주장을 확증해 우리의 신뢰성을 위험에 빠뜨릴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측에서는 공습에서 300명의 IS 요원들을 제거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의 중동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인 찰스 리스터는 "러시아는 시리아 공습과 관련해 거짓 주장과 고의로 그릇된 정보를 흘린 오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 측 주장은 적당히 걸러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알바그다디가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격을 목전에 두고 이미 포위된 지역에 머물며 위험을 무릅쓸 합리적인 이유를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16일 보도문을 통해 "지난달 28일 새벽, (IS 수도격 도시인) 시리아 락까의 IS 지휘본부를 공습했고 당시 IS 지휘부는 포위된 락까에서 벗어나는 탈출로를 논의하고 있었다"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하고 있는 정보에 따르면 (지휘부 회의에) 바그다디도 참석하고 있었고 공습 결과 그가 제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조차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보도에 대해 들었지만, 아직 나는 이 정보를 100%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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