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은폐 경위 전반 커지는 의혹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3년간 냉장고 냉동실에 아기 시신 2구를 보관한 친모가 동거남 가족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동거남은 3년 전부터 아기의 친모와 알고 지낸 사이여서 이번 일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비롯해 두 아기의 사망과 보관 경위 전반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부산 남부경찰서가 17일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는 김모(34·여) 씨가 첫 번째 아기를 출산한 것은 3년 전이다.
김씨는 경찰에서 첫 번째 아기를 병원에서 낳은 뒤 집에 데려왔으나 키울 여력이 안 돼 거의 방치했고, 이틀 뒤에 숨졌다고 진술했다.
사실상 본인의 과실을 인정한 셈이다. 김씨는 네일샵에서 일하며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첫 번째 아기를 집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한 데 이어 지난해 1월 집 욕실에서 낳은 둘째 아기가 출산 직후 숨지자 이 아기도 같은 장소에 보관했다.
출산 직후 본인은 기절했고, 정신을 차린 뒤에 보니 아기가 숨져있어 냉장고 냉동실에 보관했다는 게 김씨의 진술이다.
김씨가 낳은 두 아기의 행방은 17일 정오께 동거남 A씨의 여동생인 B씨가 냉장고 냉동실 문을 열었다가 발견해 3년 만에 알려지게 됐다.
그런데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1년 2개월간 김씨의 집에서 김씨와 동거한 A씨는 아기 시신의 존재를 몰랐다고 진술해 경찰이 그 신빙성을 의심하고 있다.
냉장고는 생활 중에 수시로 문을 여닫으며 사용하는 가전제품이다.
대형 업소용 냉장고도 아닌 양문형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실에 영아 시신 2구가 있었다는 것을 정말로 모를 수가 있느냐는 것이다.
김씨와 A씨는 3년 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동거 이전에 두번에 걸친 김씨의 출산 사실을 A씨가 알고 있었는지도 의문이다.
김씨는 현재까지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두 아기의 생부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시신을 냉동실에 보관한 것은 시인했지만, 그 외의 구체적인 진술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최근 3년간 이사를 한번 정도 했고, 이 과정에서 아기 시신 2구도 이삿짐과 함께 옮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오는 19일 아기의 시신을 부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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