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7명·여성 5명 배심원단 52시간 토의에도 평결 실패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79)의 성폭행 유죄 여부를 가리는 첫 재판이 '무효'로 끝났다.
배심원단이 52시간이 넘는 토론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판사가 17일(현지시간) 심리무효를 선언했다.
미국 언론들은 '놀라운 결과', '코스비의 사실상 첫 승'이라고 보도했다.
재판이 열린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몽고메리 카운티의 지방검사는 앞으로 4개월 안에 법원에 재심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배심원단은 지난 6일 동안 52시간이 넘는 토의를 벌였으나 만장일치 평결을 내리는데 실패했다. 12명의 배심원단은 백인 남성 6명, 백인 여성 4명, 흑인 남성 1명, 흑인 여성 1명이었다.
몽고메리 카운티 검찰은 코스비가 2004년 모교인 템플대학 여자농구단 코치로 일하던 안드레아 콘스탄드(43)를 강제로 성추행했다며 세 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코스비가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외곽에 있는 자신의 집으로 직업 상담차 찾아온 콘스탄드에게 술과 함께 알약 3개를 먹게 해 신체적·정신적 불능 상태로 만든 뒤 서로 동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폭행했다는 혐의였다.
그러나 코스비의 변호인은 코스비와 콘스탄드가 연인 관계로, 상호 합의로 성접촉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평결을 내리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 배심원단에게 몽고메리 카운티 법원의 스티븐 오닐 판사는 다시 한 번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배심원단은 결국 평결에 이르지 못했다.
코스비는 100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날 것으로 보인다.
코스비의 대변인 격인 앤드루 와이어트는 "코스비의 힘이 돌아왔다"며 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지난 40년간 콘스탄드와 비슷한 방식으로 코스비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지금까지 60여 명에 이르고 있으나 코스비는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
대부분 공소시효가 만료됐거나 피해자와의 합의로 법망을 피해갔기 때문이다.
미국 전역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이번 첫 재판에서 코스비의 3건의 성폭행 혐의에 유죄가 인정된다면 1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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