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건물 화장실 '쾅'…평화협상 이점 얻으려는 제2반군 소행 추정
(보고타 AP=연합뉴스)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의 번화가 쇼핑몰에서 17일(현지시간) 폭탄이 터져 최소 3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당국이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23세 프랑스 국적의 여성도 있었다.
목격자들은 보고타 도심의 관광 지구에 있는 고급 쇼핑몰 '센트로 안디노'의 2층 여성 화장실에서 폭탄이 터진 뒤 상점, 영화관 등지에서 대피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구급차와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이들 가운데 2명이 결국 숨을 거뒀다.
경찰은 폭발물의 정체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엔리케 페날로사 보고타 시장은 사건을 "비열한 테러리스트의 폭탄 공격"이라고 지칭했다.
페날로사 시장은 이름이 줄리 윈으로 확인된 프랑스인 사망자가 지난 6개월 동안 보고타에서 빈민을 돕는 봉사를 하다가 며칠 뒤 귀국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당국은 이번 사건의 배후가 아직 활동하고 있는 반군단체인 민족해방군(FLN)일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ELN은 올해 2월에도 경찰관 1명이 숨지고 민간인 20명이 다친 폭발 사건의 배후를 자처했다.
페날로사 시장은 보고타의 부유한 지역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경계심을 높이라고 권고했으나 계획된 다른 공격의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는 ELN보다 훨씬 규모가 큰 반군조직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작년에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ELN은 정부와 평화협정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ELN이 협상 테이블에서 정부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려고 콜롬비아 도시들에서 더 자주 폭력사태를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타는 최근 10년 동안 오랜 내전이 수그러들면서 안전이 극적으로 개선됐다. 그러나 그런 분위기에서 주민들이 긴장을 풀면서 오히려 취약해진 면이 있다.
이번에 폭발 사건이 발생한 안디노 쇼핑센터는 테러리스트가 공격하기 힘든 표적일 것으로 보였다.
주차장 출입차량이 모두 폭발물 냄새를 맡는 감시견으로부터 검사를 받는 데다가 보안요원도 쇼핑몰 곳곳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콜롬비아 경찰청장에게 직접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산토스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희생자들과 연대하겠다는 뜻을 표현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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