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vs 수도권, 친박 청산 vs 당내 통합
구심점 잃은 친박세력 동향·영향력 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7·3 전당대회가 18일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전 포인트는 영남권과 수도권의 세 대결, 친박(친박근혜) 변수의 지속 여부 등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당권에 도전장을 던진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와 원유철·신상진 의원 등 3인이 지역 기반이나 친박(친박근혜)에 대한 입장 등 여러 면에서 각이 서는 입장 차이를 보여 대립구도가 형성돼 있다.
일단 홍 전 지사의 경우 기본적 지역 기반은 영남권이다.
경남 창녕 출신으로 경상남도지사를 지냈고, 무엇보다 지난 19대 한국당 대선후보로 나서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인해 흩어졌던 영남권 민심을 결집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원 의원과 신 의원의 경우 두 사람 모두 지역 기반이 수도권이다.
원 의원의 경우 경기도 평택에서 5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4선의 신 의원도 지역구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로 수도권이다.
특히 원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당 후보로 나섰던 홍 전 지사가 수도권과 젊은 세대로부터 상대적으로 저조한 지지를 받은 점을 파고들며 '젊은 수도권 대표론'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홍 전 지사가 자신의 고유한 강성 캐릭터에 영남권이 지역 기반인 점 때문에 한국당의 정치적 외연 확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돌파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거의 모든 당내 선거에서 중요한 변수가 됐던 친박이 이번에도 영향력을 과시할지도 관심사다.
일단 당 대표 후보자로 나선 인물 중 친박계로 분류되는 사람은 없다. 홍 전 지사와 신 의원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되고 그나마 원 의원은 친박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지만 친박 주류는 아니다.
친박에 대한 입장은 후보마다 갈린다.
당장 홍 전 지사의 경우 사실상 일부 친박세력을 '국정 파탄세력'이라고 규정하며 이날 자신의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정 파탄세력과 결별하지 않고는 살아날 길이 없다", "궤멸시킨 장본인이 설치는 것은 후안무치"라고 강력 규탄했다.
반면 원 의원은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는 게 중요한 만큼 친박 청산 이슈로 다시 당내 분란을 일으키지는 않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신 의원은 본인이 계파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요 당직부터 계파와 상관없이 능력으로 인선하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라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과거에 있었던 계파싸움 현장을 보지 않아도 된다"고 출마 기자회견에서 약속했다.
다만 친박세력이 지난 대통령 탄핵과 대선 국면을 거치며 당내 대외활동을 자제해왔고, 구심점을 잃은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많다.
오히려 이번 전당대회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적극성을 띠는 쪽은 초·재선 의원들이다.
이들은 당의 혁신을 위한 '정풍운동'을 펼치겠다며 지난달 31일 연석회의를 가졌고, 특히 재선 의원들은 4선 이상 중진 의원을 향해 이번 전당대회에서의 '용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또 과거에는 '중진들만의 무대'로 인식됐던 전당대회에 김태흠·박맹우 의원 등 재선뿐만 아니라 윤종필 의원 등 초선까지 최고위원직 도전장을 내밀었다.
다만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자는 쪽으로 아직은 의견이 모이지지는 않는 분위기다. 애초 이날로 예정됐던 초·재선 의원과 당 대표 후보자와의 토론회 일정도 불발됐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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