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등 중소형 호텔 산업의 양성화가 핵심"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근로시간은 단축되고 일자리는 점점 많아지면서 숙박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Online to Offline)의 미래는 '여가 O2O'가 될 것입니다."
대표적인 숙박 O2O 업체인 야놀자의 이수진(40) 대표는 19일 연합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예상을 내놨다.
그는 "삶의 질이 높아지고 여가활동 시간이 많아져 쉽게 여행을 떠날 수 있으려면 교통수단과 숙박이 필수적이다"며 "숙박 O2O는 먹거리, 볼거리, 체험 거리와 연계돼 여가 O2O로 발전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모텔 청소를 하다 연 매출 684억 원에 달하는 야놀자를 만든 이수진 대표는 '흙수저'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불린다.
그는 12년 전인 2005년, 숙박 공급자들이 구인이나 부동산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호텔모텔펜션 닷컴'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후 사명을 '야놀자'로 바꾸고 2010년부터는 모텔 등 중소형 숙박 예약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모텔을 누볐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이 대표는 "공급자는 방문해 바로 숙박하는 '워크인 고객'만 선호하고 성수기에는 객실을 열어 주지 않았지만, 막상 수요자는 성수기에 객실을 예약하고 싶어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2013년경 웹 대신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대표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2014년 10월에 중소형 숙박 당일 예약 시스템을 오픈했다"며 "이후 공급자도 예약만으로 객실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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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놀자는 최근 사모펀드 운용사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국내 O2O 업체로는 사상 최대 금액인 600억 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 투자 과정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모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걸림돌이었다.
이 대표는 "모텔 등 중소형 호텔에 대한 국내 인식이 아직 부정적이라 투자자가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88올림픽 전후로 숙박시설이 많이 생겨 공급 과잉이 돼 운영 형태가 일반적인 숙박이 아닌 쪽으로 흘렀다"며 "그렇게 공급하고 이용한 기성세대의 잘못이다"고 강조했다.
모텔업의 더딘 양성화는 오프라인 사업 확장과 관련해 이 대표의 가장 큰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현재 '호텔야자'등 야놀자의 이름을 걸고 전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프랜차이즈 호텔은 125개에 달하지만, 이 대표는 사업 확대에 대해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프랜차이즈 사업 확대를 강하게 추진했을 때 산업이 양성화돼 있지 않다는 한계를 느꼈다"며 "어떤식으로 해야 산업이 양성화되고 인식이 개선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중이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 진출은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만 2천200만명 이상의 국민이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이들의 해외 숙소 예약을 우리가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한인민박 예약 업체인 '민다'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소형 호텔을 쉽게 예약할 수 있는 예약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사람들의 여행에 행복과 재미를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손쉽게 숙박을 예약하고 여행을 다녀와 추억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중소형 호텔도 양성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으니 5년, 10년 뒤에 야놀자가 어떻게 성장할지 지켜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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