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털었는데"…여수시 완충녹지내 화단 원상복구 논란

입력 2017-06-19 16:45  

"사비 털었는데"…여수시 완충녹지내 화단 원상복구 논란

주민들 "보기 좋다"며 탄원서 제출…여수시 "민원제기돼 철거해야"

(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도로변에 설치된 완충녹지에 화단을 꾸민 시민에게 여수시가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자 주민들이 반대해 논란이다.

19일 여수시에 따르면 웅천지구에서 화원과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53·여)씨는 2013년 8월부터 카페 앞 완충녹지에 화분을 놓고 꽃을 심어 화단을 가꿔왔다.

이 씨는 화원 앞 15평 규모의 완충녹지에 수국과 야생화를 심고 소나무 분재 등을 놓아 작은 화단을 꾸몄다.

인근을 지나던 주민들은 작은 화단을 보고 하나둘 찾아왔다.

주변의 반응이 좋자 이 씨는 화단을 계속 사용하기 위해 여수시를 찾았으며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참 좋은 일을 하신다"며 칭찬을 받았다.

이 씨는 3년간 화단을 보기 좋게 꾸몄으나 지난해 8월 이웃의 민원 제기로 원상복구 요구를 받았다.

카페 손님과 시민 300여명은 '버려진 완충녹지에 개인이 사비를 털어 예쁘게 가꾼 만큼 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여수시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 씨는 "여수시의 고위 공무원으로부터 허락까지 받았는데 3년 만에 시의 행정이 바뀌니 이해할 수 없다"며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아닌데 공무원들이 수차례 6∼11명이나 찾아와 위압감을 조성해 매우 불쾌했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55)씨는 "출근할 때 예쁜 꽃이 핀 길을 걸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는데 시에서 원상복구를 하라고 하니 아쉽게 생각한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행정을 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여수시 관계자는 "녹지를 개인이 점용해 사용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고 민원이 제기돼 수차례 시정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여럿이 카페에 들렀을 뿐 위압감을 조성하려 한 적은 결단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minu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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