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돌진 테러' 런던 모스크는 한때 극단주의 '소굴'

입력 2017-06-19 17:14  

'차량 돌진 테러' 런던 모스크는 한때 극단주의 '소굴'

2000년대 극단주의 지도자가 사원 이끌며 9·11 테러범 등 배출

폐쇄 뒤 재개장하며 '탈바꿈'…여전히 反이슬람 세력 협박받기도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19일(현지시간) 새벽 런던 북부에서 무슬림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차량 테러가 발생함에 따라 희생자 대다수가 공격 직전 기도를 하고 나온 인근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이슬람사원)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이 사원이 2000년대 극단주의 세력과 연계돼 전 세계적으로 악명을 떨쳤다고 보도했다.

이 사원은 이집트 출신의 아부 함자 알-마스리가 1997∼2003년 이슬람 성직자(이맘)를 맡아 신자들을 이끌며 급진주의 소굴로 떠올랐다.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자카리아스 무사위와 같은 해 12월 비행기 폭탄 테러를 시도한 '신발 폭탄테러범' 리처드 리드가 이 시기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맘 알-마스리 자신도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된 뒤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지원한 혐의로 2015년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원은 2003년 런던 경찰이 급습해 폐쇄 조치를 한 뒤 완전히 달라졌다.

사원은 재단장을 거쳐 2005년 2월 다시 문을 열었다. 영국 무슬림협회의 지원을 받는 새 이사진도 선임됐다.

현재는 이슬람 신자를 위한 복지 센터 역할도 하고 있다.

필 블랙 CNN 특파원은 "지난 10여 년간 건강하고 활동적인 지역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해 굉장히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핀스버리 파크 모스크는 여전히 반(反)이슬람 단체와 극우 세력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이 사원의 신자들은 종종 이슬람 혐오 메일과 신변을 위협하는 협박을 받고 있다.

이번 공격 역시 이 사원 신도들을 겨냥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용의자가 라마단 기도를 마치고 나오는 신자들을 향해 차를 돌진했다고 설명했다.

한 목격자는 "한 남성이 '무슬림 다 어디 있느냐. 무슬림 다 죽여버리겠다'고 외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무슬림으로서는 처음 런던 시장이 된 사디크 칸은 "특정 커뮤니티를 노린 공격으로 보인다"며 "맨체스터, 웨스트민스터, 런던 브리지 테러 공격과 마찬가지로 관용과 자유, 존중 등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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