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120명·회계사 362명…전체 직원의 25% 수준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금융감독원 직원 4명 중 1명이 변호사와 회계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만으로 웬만한 대형 법무법인과 회계법인을 세울 수 있을 정도다.
금감원은 감독·검사·조사 등 법률·회계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많다 보니 전문인력을 계속 확충하고 있다.
20일 금감원에 따르면 4월 말 기준으로 직원 1천926명 중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120명, 회계사 자격증 소지자가 362명에 달했다.
전체 직원의 25% 수준이다. 직원 4명 중 1명꼴로 변호사와 회계사란 이야기다.
회계사의 경우 금감원보다 인원이 더 많은 회계법인은 5곳에 불과하다.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이른바 '빅4'로 불리는 삼일[032280](1천909명), 삼정(1천354명), 안진(1천92명), 한영(817명) 등과 삼덕(372명) 정도만이 금감원보다 회계사가 많다.
국내에 회계사가 100명 이상인 회계법인은 11곳에 그칠 정도다.
금감원의 변호사 120명으로도 곧바로 대형 로펌을 차릴 수 있다.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 변호사가 500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고 그 외 소속 변호사가 100명 넘는 법무법인도 손에 꼽을 정도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변호사가 120명 넘는 법무법인은 그리 많지 않다"며 "대형 법무법인을 차릴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에는 변호사와 회계사 외에도 계리사와 정보기술(IT) 분야 보안전문가 등 경력직 형태의 전문인력이 850명에 달한다. 전체 직원의 44%가 넘는다.
이처럼 금감원에 각종 전문인력이 포진한 것은 금융 관련 감독·검사·조사·감리 등의 업무 분야에서 법률 검토와 회계 분석 능력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회계 파트 부서의 경우 사실상 인사 교류를 하는 팀장만 제외하면 팀원들은 모두 회계사"라며 "업무 특성상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인력은 보통 경력직으로 입사해 일정 기간 이후 일반 직원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신입 직원 선발 과정에서 변호사나 회계사 자격증 소지자가 지원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변호사나 회계가 수가 증가하면서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에 들어가 일하기보다 안정적인 직장을 얻고 전문성을 발휘하려는 경향이 짙어진 것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3월 말 현재 회계사 1만9천309명 중 회계법인에 소속돼 일하는 회계사는 1만275명에 그치며 감사반 1천406명, 개업 회계사는 610명이다.
나머지 7천18명은 '휴업' 상태로 있다. 휴업 상태는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회계법인이나 감사반에 소속돼 기업 회계감사 업무를 하는 대신 일반 직장에 취직한 경우 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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