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는 집중호우 탓" 발표에 주민들 '짜고친 용역' 반발

입력 2017-06-19 18:02   수정 2017-06-19 18:08

"수해는 집중호우 탓" 발표에 주민들 '짜고친 용역' 반발

방재학회 "울산 태화동 침수피해에 혁신도시 영향 없다"

주민대책위 "혁신도시 조성한 LH가 발주한 용역 못 믿는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의뢰로 한국방재학회가 수행한 연구용역에서 자난해 태풍 '차바'로 울산시 중구 태화동 일원에 발생한 침수피해는 기록적인 호우가 직접적인 원인일 뿐, 울산혁신도시의 영향은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는 인근 울산혁신도시의 부실한 재해방지 시설과 대책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민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방재협회는 19일 오후 중구 태화동 주민센터에서 '태풍 차바로 인한 울산혁신도시 주변 침수피해 원인 분석 및 울산혁신도시 개발사업과의 상관관계 연구' 최종보고회를 열었다.

방재협회 측은 "차바가 내습한 지난해 10월 5일 총 강우량은 266㎜, 1시간 최대 강수량은 104.2㎜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1시간 기준 약 380년 빈도, 2∼3시간 기준 약 500년 빈도를 초과하는 강수량에 해당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혁신도시 저류지는 50년 빈도, 태화동 일대 하수관거는 30년 빈도로 각각 설계돼 있다"면서 "침수피해의 직접적 원인은 설계빈도를 초과하는 기록적인 호우의 발생"이라고 강조했다.

협회 측은 "혁신도시 추진 당시(2010년) 기준인 우정혁신도시 개발사업 재해영향 저감방안을 검토한 결과, 설계 기준 강우(50년 빈도)에 대해서는 혁신도시의 개발에 따른 홍수량 증가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울산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이나 중구 풍수해 저감 종합계획 등을 통해 태화동 일원 침수 위험성이 지속해서 제기됐으나 배수로 신설, 관로 증설, 빗물펌프장 신설 등의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하면 기록적인 호우로 물난리가 났을 뿐, 혁신도시 재해 시설과 대책은 기준에 부합하도록 갖춰졌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혁신도시와는 별개로 울산시와 중구 등 자치단체의 재해 대책이 미비했다는 지적인 셈이다.

보고회에 참석한 '태화·우정·유곡로 재난방지·보상대책위원회' 소속 주민 100여 명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단체는 LH가 태화동보다 지대가 높은 함월산 중턱을 깎아 혁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우수저류조(빗물 저장소)를 부실하게 조성하는 등 재해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고 주장해 왔다.

산과 밭을 깎아낸 자리를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은 데다 우수저류조조차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빗물이 순식간에 저지대로 집중됐다는 것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침수피해에 혁신도시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결론을 먼저 정해놓고, 내용을 끼워 맞춘 연구에 불과하다"면서 "피해를 유발한 LH가 발주한 용역 결과를 수용할 수 없으며, 앞으로 피해 재발방지책과 보상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총력 투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후 LH와 울산시 등을 상대로 집회를 열어 대책 마련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연구용역은 한국방재학회가 객관적으로 수행한 것일 뿐, LH의 의견이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일절 없다"고 밝혔다.

hk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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