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광 트럼프, 런던 반(反) 이슬람 테러에는 '침묵'

입력 2017-06-20 10:18  

트위터광 트럼프, 런던 반(反) 이슬람 테러에는 '침묵'

런던 의사당·맨체스터 테러 때 격한 반응과 대조…비난 여론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올해 잇따른 영국 테러에 트위터로 애도를 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반이슬람 차량 테러에는 침묵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트위터 광'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런던 북부 핀스버리공원 인근에서 일어난 차량 테러에 대해선 20일 현재까지 트위터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이날 이슬람 혐오론자인 40대 백인 남성이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를 보고 나오는 신도를 차량으로 공격한 이번 사건으로 이슬람교도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슬람 이익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에 이슬람교도가 범인일 때와 희생자일 때 반응이 현저히 다르다며 비판했다.

지난 3월 22일 런던 의사당 인근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일어난 차량 테러나 지난 5월 22일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지난 3일 런던브리지 차량 돌진과 흉기 난동 테러 등 영국에서 테러가 일어났을 때마다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와 폭력에 맞서 싸우겠다는 다짐을 트위터에 열거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이다.

일례로 맨체스터 공연장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트위터에 테러 배후 세력을 '사악한 패배자들'이라고 부르며 규탄했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이브라힘 후퍼는 "이슬람교도를 겨냥한 테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기대하기란 이를 뽑는 것만큼이나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이런 침묵이나 늦은 반응은 미국 내 이슬람교도들에게 그들의 삶이나 안전이 다른 국민만큼 중요치 않다는 부정적 메시지를 전파하게 된다"며 우려했다.






그러나 백악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이 이번 사건의 피해자가 이슬람교도인 것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켈리언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지난 2월 비슷한 문제가 지적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사안에 트위터를 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인명 손실에 동정 어린 마음을 갖고 있다. 누가 제기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근거 없는 주장은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국민을 위해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을 응징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며 차별 논란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침묵 속에 주변인들이 대신 애도를 표하며 다른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는 자신의 트위터에 '핀스버리공원 희생자들에게 애정과 기도를 보낸다. 우리는 이런 추악한 형태의 증오와 극단주의에 맞서 단합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방카는 또 페이스북에 '내 종교나 정치관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웃이라도 내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이야기를 이해한다면 더는 나와 먼 사람도 아니다. 우리는 이런 다리를 놓는 일을 할 수 있다. 그와 내가 테이블에 앉아 충돌의 역사를 끝내고 화해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날이 오면 우리는 서로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테러에 대해 계속 보고받고 있다고 전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희생자와 가족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우리 동맹국인 영국에게 지지와 지원을 할 준비가 됐다는 입장을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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