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 "암치료 새길 열 것으로 기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 cell)가 있다.
전이암과 말기암 환자의 경우 자연살해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세포의 기능을 되찾게 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서울대 약대의 강창율 교수·서형석 연구원팀은 면역 신호물질인 '인터루킨21'(IL-21)이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회복함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암세포 표면에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돕는 '주조직성 복합체 I'(MHC class I)이라는 분자가 존재한다. 그러나 전이암·말기암 환자에서는 이 분자가 없는 암세포가 발견된다. 이 경우 자연살해세포 등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하게 된다.
연구진은 MHC class I 분자가 없는 암세포가 자연살해세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다 정확히 알아보려 쥐에 이런 암세포를 이식했다.
분자가 없는 암세포가 자연살해세포를 계속 자극하자, 자연살해세포 표면에 'PD-1'과 'Tim-3'라는 분자가 생겼다. 이 분자가 생긴 자연살해세포는 암세포 제거 기능을 잃었다.
연구진은 이전에 개발한 항암면역세포치료제 후보물질 BVAC를 쥐에 투여했다. 치료제로 인해 인터루킨-21이 분비됐고 이어 자연살해세포가 공격성을 되찾아 암세포를 없애 나갔다.
실제 암 환자의 조직에 인터루킨-21을 넣었을 때 역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이 회복됐다.
강창율 교수는 "전이암·말기암 환자에서 항상 발견되는 MHC class I 결핍 암세포를 제거할 방법을 최초로 제시했다"며 "인터루킨-21을 활용한 면역항암치료제를 개발하면 새로운 암 치료 길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 기초연구지원사업, 차세대신약기반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6일 자에 실렸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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