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적폐 안돼"…최저임금 1만원·전교조 인정 등 제안
"노동계가 구색갖추기 장식물인가…소통부족" 쓴소리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한국노총이 20일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4대 지침 즉각 폐기,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실현 등을 건의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와의 정책간담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일자리위원회에 대한 한국노총의 입장' 자료를 전달했다.
이 자료에서 한국노총은 "노동중심 임금·소득주도 성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노동기본권에 기반을 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기능과 역할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문했다.한국노총은 '최우선 추진과제'로는 4대 지침(저성과자 해고, 취업규칙 변경, 성과연봉제, 단체협약 시정지도)을 '노동적폐'로 규정하면서 장관 부임 후 최우선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2012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실현할 것, 국제노동기준에 부합하는 노동권을 보장하고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를 인정할 것 등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중점과제로는 ▲ 비정규직 차별 철폐 ▲ 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실업급여 확대 등 고용안정 ▲ 81만개 공공 일자리 창출 ▲ 노동시간 단축 ▲ 미조직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노총이 합의한 정책협약서와 중점과제 등을 제시하며 정부와 한국노총이 동반자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위원회의 소통 부족을 지적하는 '쓴소리'도 나왔다.
한국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일자리위회의 구성과 과제 준비에서 노동계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됐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간담회에 오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았다"며 "한국노총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승리의 발판을 만든 주역이며, 문 대통령과 정책연대 협약을 맺고 동반자로서 상시공조 체계를 약속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로 설치된 일자리위원회가 한국노총을 진정한 동반자로 여기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도 일자리위원회의 논의 진행 상황을 언론을 통해 듣고 있다. 일방적인 통보의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이는 일자리위원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다. 하지만 기존 일자리를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특히 한국노총 산하에는 씨티은행 노동자 등 구조조정 위기에 놓인 노동자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일자리위원회 이용섭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다면 노동계와 소통을 위해 태스크포스(TF) 설치 등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부위원장은 "일자리위원회는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을 짜는 곳이다. 노사정대타협 위원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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