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의 데이비드 존스턴 총독이 자국 원주민들이 이민자라고 발언, 원주민 사회의 분노와 항의를 부른 끝에 사과하는 소동을 빚었다.
존스턴 총독은 19일(현지시간) 오타와 집무실에서 훈장 수여식 행사를 하면서 자신의 발언이 잘못된 생각으로 오해라며 사과했다고 CBC 방송이 전했다.
존스턴 총독은 지난 17일 이 방송 시사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민을 바탕으로 한 나라"라며 "거슬러 올라가자면 원주민들도 1만 년이나 1만4천 년 전 이민자들"이라고 말해 원주민 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발언이 알려지자 이들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뿌리 깊은 식민지 발상을 드러냈다"며 분노와 불쾌감을 표시했고 지난 주말 사이 큰 파장으로 번졌다.
한 원주민은 트위터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한마디로 무지의 소치로 캐나다에서 그동안 펼쳐져 온 '화해'는 소극(笑劇)일 뿐"이라고 발끈했다.
다른 트윗은 "총독에게 간단하게 알려줄 말이 있다"며 "우리는 여기에 영원히 살아왔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이는 "총독은 즉각 사임해야 한다"며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그의 사임을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흥분했다.
파장이 일자 존스턴 총독은 이날 행사 모두 발언을 통해 원주민을 '이 땅의 최초 주민들'이라고 호칭하며 "우리가 염원하는 더 나은 나라는 원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의 기여를 지지, 권장, 인정하는 포용의 나라"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 본인이 올바르게 표현하지 못한 점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트위터에도 글을 올려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며 "우리의 원주민은 이민자가 아니다"라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고 "그들은 이 땅의 최초 주민들"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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