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쓰고 그린 시 26편·일기 55편·그림 4점 수록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에 썼던 시와 일기, 그림을 모은 책 '남편 두고 혼자 먼저 가는 버릇 어디서 배웠노'(기파랑 펴냄)가 나왔다.
박정희탄생100돌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엮은 이 시서화집에는 박 전 대통령이 쓴 시 26편과 일기 55편, 그림 4점이 수록됐다.
박 전 대통령의 시를 한데 모아 시집 형태로 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책 제목은 1974년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세광에게 저격당해 서거한 육영수 여사를 그리워했다는 일화에서 따왔다.
책에도 부인의 죽음을 애통해 하며 외로움을 표현한 글들이 많이 실렸다.
박 전 대통령은 1주기에 쓴 시에서 '무궁화도 백일홍도 / 제철 찾아 또 왔는데 / 님은 어찌 한번 가면 / 다시 올 줄 모르는고'라고 읊조렸다.
5·16 쿠데타와 남베트남 정권 패망,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등 중요한 사건 때마다 남긴 시와 일기에서는 부국강병의 열망과 북한 정권을 향한 적대감, 유신체제의 정당성 옹호 등이 드러난다.
박 전 대통령은 1961년 쿠데타 직전 매형인 한정봉 씨에게 보낸 글로 알려진 '향토 선배에게'라는 글에서는 "일편단심 굳은 결의 소원 성취 못 하오면 / 쾌도 할복 맹세하고 일거귀향 못 하리라"고 다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76년 태국 쿠데타 소식을 접한 뒤 쓴 일기에서 "공산주의 위협이 있는 나라에서는 서구식 자유민주주의 성장이 불가능하다. 우리 유신체제는 '한국적 민주주의'"라면서 유신체제 정당성을 옹호했다.
생전의 마지막 일기(1979년 10월 17일자)에서도 1972년 10월 유신을 회고하면서 "일부 반체제 인사들은 현 체제에 대하여 집요하게 반발을 하지만 모든 것은 후세에 사가(史家)들이 공정히 평가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남겼다.
이 책은 박정희 전집 1권으로, '우리 민족의 나갈 길'부터 '평설 민족중흥의 길'에 이르기까지 8권의 책이 추가로 나온다.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함께 22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책 출간 기념행사를 연다.
232쪽. 1만5천 원.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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