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 주재…"미국은 강력한 혈맹, 정상회담 철저 준비"
법제처장에 '지방분권 저해 조항' 정비 요청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는 20일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은 식중독으로 인한 혼수상태였다고 설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도 있다. 북한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북한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서울청사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웜비어씨 가족과 미국 시민에 애도를 전하며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버지니아주립대 3학년이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으며, 같은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혼수상태로 고향에 돌아온 웜비어는 병원에 입원한 지 엿새 만인 19일 사망선고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웜비어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 조의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이와 함께 이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가 일자리 추경안 국회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 총리는 "일자리 추경안은 국채발행 없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어려운 서민 생활과 지역을 돕는데 주안점을 뒀다"며 "국회 심의가 지연돼 몹시 안타깝게 생각하며 국회의 대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각 부처는 추경안의 취지와 내용을 국회와 국민께 상세히 설명해 드리고, 이해를 얻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총리는 최근 현장을 방문해보니 지역민들이 평창동계올림픽 지원과 가뭄대책을 원하고 있다며 추경이 일자리 중심으로 편성됐지만, 국회 논의과정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협의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이 총리는 "이번 방문은 대통령 취임 후 첫 정상외교이며, 그 대상은 우리의 가장 강력한 혈맹인 미국"이라며 "정부출범 후 새로운 양국관계 발전의 토대를 구축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고, 한·미간 당면 현안을 정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 총리는 외교부 등 관련 부처에 철저한 준비를 지시하는 한편 대통령 방미 중 모든 부처와 공직자가 공직기강을 엄정히 유지하고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 이 총리는 김외숙 법제처장에게 "개헌에 이르기 전에도 혹시 법령 가운데 지방분권에 저해되는 조항들이 있지 않은지 보고, 지방분권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정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리는 "대통령께서 지방분권을 국정의 중요과제 가운데 하나로 삼고 계신다. 심지어는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으로 가야 한다는 목표를 여러 차례 강조하신 바 있다"며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를 비롯한 관련 부처는 충분히 이해하고 그쪽으로 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총리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흔히 자치분권이 만능일 것처럼 잘못 생각하는 분이 있다. 자치분권만 가지고 지방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며 "지방 균형발전, 국가 균형발전이 빠져서는 안 된다. 균형발전이 없는 분권화는 잘못하면 불균형의 심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항시 병행돼야 하는데 신임 행자부 장관이 그 점을 정확히 인식해서 마음이 많이 놓인다"고도 말했다.
이 총리는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흩어져 있는 균형발전 기구에 대해 필요하다면 유사기구를 통폐합하는 문제까지 포함해 어떻게 하면 효율을 높일지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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