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현황 체크해 현장 화상 연결…서울시, 세계 최초 구축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대형 터치스크린 속 시내 지도에 화재를 뜻하는 '빨간 불'이 찍혔다. 두 손으로 화면을 확대하자 자세한 현장 지도가 나오고, 손가락을 갖다 대자 불이 난 주소·시각·관할 소방서가 즉각 나타난다.
주변 CCTV를 클릭하자 실제로 현장 상황을 담은 영상에 검은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났다. 1분 1초가 다급한 순간, 스크린 한쪽을 터치해 관할 소방서 책임자와 실시간 화상 통화로 지시를 내린다.
어느 SF 영화 속 한 장면 같지만, 2017년 현재 서울시청 6층 시장실에 구현돼 운영 중인 최첨단 '디지털 시민시장실'이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디지털 시민시장실은 가로 3.63m, 세로 1.67m 크기의 대형 터치스크린 시설이다.
화재·재난·안전 상황·교통 상황 등 서울의 주요 현황을 한눈에 보여주는 것은 물론, 소방서 지휘 차량 현장 직원부터 서울시 주요 부서장까지 음성·화상 통화도 연결해 지시를 내릴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다.
조작 방법은 화면을 손으로 터치하거나, 특정 움직임을 보이면 된다. 음성 인식도 가능하다.
디지털 시민시장실은 크게 ▲ 한눈에 보는 서울 ▲ 실시간 도시 현황 ▲ 시정 현황 ▲ 시정 뉴스 등 4개 섹션으로 이뤄져 있다.
실시간 도시 현황에서는 재난, 화재, 구조, 구급 등 시내 주요 현황을 보여준다. 채무 현황, 통합대기환경지수, 날씨 등도 확인할 수 있다.
시정 현황에서는 32개 핵심 지표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시정 뉴스는 서울시정에 대한 최신 여론과 뉴스 흐름을 보여준다.
시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1년간 서울시 공공데이터를 제공하는 '열린데이터광장'·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TOPIS)·통합안전상황실 등 167개 시스템에 걸친 많은 양의 행정 빅데이터 1천만여 건, 시내 CCTV 800여 대의 영상 정보, 120다산콜 등 민원 창구 데이터까지 모두 모았다.
시는 "이 데이터를 한 곳에서 확인함으로써 화재·재난·사고를 실시간 파악해 현장에 가지 않고도 통제·지시할 수 있게 했다"며 "위기 상황에서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기 질, 상수도 수질 상태, 물가 정보처럼 시민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보도 연동해 볼 수 있다. '응답소', 120다산콜, SNS, '천만상상 오아시스' 등 다양한 창구로 쏟아낸 서울시민의 목소리도 한 화면에서 모니터링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역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 도심 세운상가 일대 재생 계획인 '다시세운 프로젝트' 등 주요 사업 26개에 대한 현황 보고도 이 시스템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사업 개요, 상세 내용, 관련 문서, 추진 일정, 공정률, 연관 뉴스를 한 번에 보여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장이 현장에 가지 않고도 서울에서 일어나는 모든 재난·사고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바로 업무지시까지 내릴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이라며 "전자정부 분야를 선도해 온 서울의 새로운 혁신이다. 새로운 콘텐츠 개발과 업데이트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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