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 분석…"미국민 분노로 외교 노력 복잡해져"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북한에 장기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19일(현지시간) 사망하면서 이틀 뒤 미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북제재를 더욱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웜비어의 죽음으로 미국 내에서 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 수위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는 점에서다.
헤리티지재단 대북전문가인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CNN에 "그 무엇보다도 오토의 사망이 더 큰 행동을 요구하는 계기가 됐다"며 21일 열리는 미·중외교안보대화서 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예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도 말은 강하게 했지만 실제 북한이나 중국에 펀치를 휘두르지 않았다"면서 이번 외교안보대화서 "세컨더리 제재를 유예한다는 합의가 끝났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해야 할 것"고 말했다.
그는 "이전 정권처럼 현 정부도 세컨더리 제재를 망설인다면 이는 중국의 위법자들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기조에 비판적이던 리온 패네타 전 국방장관도 입장을 선회해 미 정부가 대중국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역임한 패네타 전 장관은 웜비어의 사망과 관련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며 중국 정부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밝혀야 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웜비어 사인에 대한 중국 측 설명이나 외교적 항의, 제재 강화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 정부가 대북 정책 수립 시 인권 문제 관련 사항을 더 반영해야 한다는 압박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3명 즉각적인 석방 요구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북한에 있는 미국인 3명을 꺼내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웜비어에 대한 야만적인 처우로 미국민이 분노했으며 이런 상황이 북한과의 외교 노력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미국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된 이래 처음 열리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국방장관이 미 대표로 참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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