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정당으로 가는 한국당 딱해"…"친박 프레임 벗는 것 불가능"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고상민 기자 = 바른정당이 보수 주도권 경쟁 관계인 자유한국당을 향해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다.
양 당이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각각 진행 중인 와중에 바른정당 당권 주자들까지 나서서 한국당의 유력 주자인 홍준표 전 경남지사를 겨냥해 가시 돋친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한국당 때리기에 앞장선 이는 김세연 사무총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당 회의 때마다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당과 홍 전 지사를 향해 비판을 쏟아내 왔다.
김 사무총장은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지역정당, 극우정당으로 가는 한국당의 처지가 딱하다"며 "지역주의에 편승하고 권위주의에 심취한 정당은 몰락한다"고 공격했다.
그는 또 한국당이 7·3 전대를 동원 행사 대신 봉사와 기부 이벤트 위주로 준비한 것에 대해 "이미지 쇄신이 아니라 본질을 바꿔야 한다"며 "치부가 드러나도 문제의 핵심으로 파고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인 이혜훈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홍 전 지사가 친박(친박근혜)과의 결별을 주장한 데 대해 "홍 전 지사가 말한 친박 프레임을 벗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그는 "한국당은 2012년, 2016년 (총선) 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혼자 공천해 완전히 친박밖에 없다. 중진, 다선들도 친박들만 살아남았다"며 "'올(all) 친박'인 당에서 어떻게 친박을 청산하느냐"고 반문했다.
당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홍 전 지사가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을 향해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홍 전 지사는) 어제는 해당 언론사에 대한 내용은 한 마디도 없었다고 전혀 다른 발언을 했다.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홍 전 지사의 발언을 보면 개그콘서트에서 다중 자아를 가진 '다중이'가 생각난다"며 "한국당 대표는 혁신적이진 않아도 정상적인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홍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력을 쥔 분의 잘못된 처신에 대해 지적했더니 그분을 모시는 분들이 집단적으로 나서서 저를 공격하고 있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저에 대한 비난 기사는 아직 한국당이 살아 있다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효과가 있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적었다.
그는 홍 전 회장을 향해 "노무현 정부 1기 때 주미대사로 간 것도 부적절했는데 노무현 정부 2기 때 청와대 특보를 하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권언유착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며 "그 부적절한 처신을 지적한 것인데 발끈하는 것은 유감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