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스 美외교협회장 "'북핵 동결-사찰' 놓고 협상가능"

입력 2017-06-20 17:35   수정 2017-06-2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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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 美외교협회장 "'북핵 동결-사찰' 놓고 협상가능"

"한미정상회담 '편안한 관계' 위한 것…사드 배치 늦추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20일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해 "북한 핵 능력을 동결하거나 상한선을 그어놓고 (북한 핵시설에 대해) 핵사찰 하는 것을 두고 외교적 협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이날 오후 한국고등교육재단이 '혼란의 세계'를 주제로 주최한 특별 강연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우리가 바라는 바이지만 비현실적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스 회장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국무부 정책실장을 역임한 미국의 대표적 외교정책 전문가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통으로 꼽힌다. 그의 언급은 대북협상 조건에서 '핵 폐기'에 앞선 '동결'부터 협상할 수 있다는 단계적 접근법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스 회장은 방어와 억지 정책을 조합하는 선에서 북한을 '방치'하는 방안과 북한을 선제·예방 타격하는 방안에 대해 "비용이 있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저는 외교적 노선을 선호한다. 어느 정도 북핵 능력의 상한선을 긋는 것이 차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상을 위해서는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우리는) 군사적 수단보다 중국을 개입시키는 외교적 노선을 사용해야 한다"며 "중국 기업이 북한 정권을 많이 지원하는 만큼 중국이 협력하지 않으면 미국 등이 중국에 경제 제재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스 회장은 다만 "대화는 남에게 선의처럼 베푸는 것이 아니라 도구로 활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협상이 북한에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할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북한의 행동 변화가 있어야만 우리가 제재를 멈추거나 할 수 있을 것이고 (협상과 이행에) 기한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스 회장은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귀국 후 사망한 것에 대해서는 "북한이 얼마나 잔혹한 정권인지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줬다"며 "북한 시민들도 이러한 잔혹성에 목숨을 많이 잃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군사화된 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는(그의 죽음은) 대단히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건"이라며 "북한에 대한 정치적 의견의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 같다. 북한과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미국인의 생명에 위협 가할 수 있는 체제를 그냥 내버려 둘 것인가에 대해 미국 일반 대중의 의견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스 회장은 9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조약이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함이 아니라 서로 더 잘 알고 편안한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지나치게 높은 기대치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관련 해결할 과제가 있지만, 한일관계, 중국 관련 사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도 정상회담에서 언급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굉장히 다양한 주제를 다룸으로써 서로 우선순위, 이해관계를 더 잘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스 회장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관련 한미 간 입장 차이가 있다는 지적에는 "사드 배치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북한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고려하면 사드 시스템 배치 늦추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 협의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hapy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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