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초재선 토론회서 설전…야권연대·지방선거 전략 설전
홍준표 "주사파 정권 오래 못간다…바른정당은 기생정당"
원유철 "범보수 통합 필요"…신상진 "국민의당과도 정계개편 가능"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의 7·3 전당대회 당 대표 도전장을 내민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원유철 신상진 의원은 20일 계파 청산, 바른정당과의 연대, 지방선거 전략 등을 놓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다.
세 후보는 이날 오후 한국당 초·재선 의원들이 마련한 토론회에 참석해 당의 쇄신과 신뢰 회복을 위한 구상을 설파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세 후보는 친박(친박근혜) 계파 청산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친박과의 결별을 거론한 홍 전 지사는 "핵심 친박과 국정지지세력은 구분해야 한다"며 "국정 파탄에 앞장섰거나 관여했던 사람을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핵심 친박 청산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반면 원 후보는 "이번 전대를 통해 과거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죄송하다고 무릎 꿇고 사과해야 한다"며 선(先) 자성론을 펼친 뒤 "당의 지도부가 대선 연장전이 되면 희망이 없다"고 홍 후보를 겨냥했다.
신 후보도 "홍 후보가 '친박 물러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하면 또다른 분란을 일으킨다"고 우려했다.
바른정당과의 연대·연합에 대해서도 입장차를 드러냈다.
홍 후보는 "바른정당은 한국당에서 떨어져나온 기생정당"이라고 비판한 뒤 "우리가 제대로 쇄신만 하면 대부분 돌아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인사들에 대해 "내부 투쟁하면서 개혁인양 착각한다", "나이가 60이 돼도 소장 개혁파라고 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원 후보는 "범보수 대통합이 필요하다"면서도 "지난 대선 과정처럼 불쑥불쑥 13명 모시고(입당하고) 하는 식은 안 된다. 지지가 사실상 꺾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바른정당 의원 13명의 복당은 홍 전 지사의 결정으로 확정됐다.
신 후보는 "'너 왜 나갔어', '반성해' 이럴 때가 아니다"며 통합 필요성을 거론했다.
야권 공조에 대해 홍 후보는 "야권은 한국당과 바른정당 정도"라며 "정의당이나 국민의당, 민주당은 범여권인데 야권 공조 운운은 난센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원 후보는 한국당이 주도하는 야권 공조가 필요하다면서 "인사청문회 관련해서 의미 있는 공조를 이뤄냈다"고 말해 온도 차를 보였다.
신 후보는 "국민의당이 지역 정서를 감안해 눈치나 보고, 도대체 안 된다"며 "국민의당에서도 같이 하는 의원이 있다면 같이 해서 큰 틀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 전략을 두고서도 신경전이 달아올랐다.
홍 후보는 지방의원의 소선거구제 전환에 대해 "수도권에서 기초의원들이 전멸한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어렵다"고도 했다.
신 의원도 "지금처럼 하면 100% 진다"고 우려했다.
원 후보는 "소선거구제로 전환하면 수도권에서 전멸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분에게 당 운명을 맡겨도 되겠느냐"며 홍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언론과의 관계 설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홍 후보는 "모든 언론이 최순실 사태 때 한국당을 조롱하고 비아냥댔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이런 언론이 지속된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언론과 잘 지내야 한다. 쓸데없는 마찰 일으키는 (것은 안 된다"고 홍 후보를 겨냥했고, 신 후보도 "모 후보는 언론과 갈등 생기고 그러는데 지금이 싸울 때냐"고 호응했다.
대선 때 홍 후보가 수도권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을 놓고도 평가가 엇갈렸다.
홍 후보는 "너무 늦게 불이 붙었다. 수도권이 결코 한국당을 버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원 후보는 "영남 외에는 모두 참패했고, 대한민국 절반 차지하는 수도권에서 3위를 했다"며 참패라고 규정했다.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실패 등을 거론하며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후보는 "이 정권은 주사파 운동권 정권이어서 국민이 (이를) 인식하면 오래 못 간다"며 "원내에서 의원들이 제대로 투쟁만 해주면 연말 지나서 국민이 운동권 정부에 대해서 등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원 후보는 "지금은 임시방편적으로 밀어 넣고 있지만 국민으로부터 또 다른 심판을 받는 국정 불안의 씨앗을 잉태시키고 있다"고 평가절하했고, 신 후보는 "우리가 들고일어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 후보는 홍 후보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대법원 재판을 받고 있다고 거론한 뒤 "만약 재판이 잘못되면 당이 또 뒤집어쓴다. 고민을 해야할 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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