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장기적으로 20조원 이상 유출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A주가 21일 '4수' 끝에 모건스탠리 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EM) 지수에 편입되면서 경합 관계에 있는 한국 증시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그러나 A주 편입 규모가 크지 않고 실제 편입이 당장 이뤄지는 것은 아니어서 최근 상승세를 탄 코스피에 큰 타격을 줄 만한 자금 유출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는 한국 시각으로 21일 오전 발표한 '연례 시장분류심사'(Annual Market Classification Review)에서 중국A주를 신흥시장지수에 편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MSCI지수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자금운용 시 기준으로 삼는 대표적 지표다.
이 때문에 중국 A주 편입으로 MSCI신흥지수에서 중국 주식 비중이 커지면 경쟁 관계에 있는 한국 주식 비중은 줄어들어 외국인 자금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번에 편입되는 중국 A주 종목 수는 222개로 신흥시장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73%다. 지난 3월 MSCI가 밝힌 편입 검토 대상 종목 169개에서 소폭 늘어났으나 기존(448개)의 절반에는 못 미친다.
전문가들은 중국 A주의 MSCI 편입으로 중·장기적으로 20조원 이상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으나 이는 기존 예상보다 크지 않은 규모이며, 단기적으로 최근의 코스피 상승세를 되돌릴 정도의 자금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지수 편입이 여러 해에 걸쳐 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데다 A주 가운데 편입 대상 종목도 많지 않아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염동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의 MSCI 편입 확정으로 MSCI 신흥시장 지수에서 한국의 비중이 감소하고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는 맞다"고 말했다.
염 연구원은 "하지만 그 충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A주 편입 규모가 크지 않고 실제 편입은 내년 6월에 이뤄지기 때문"이라며 "과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식예탁증서(ADR)이 MSCI에 편입되며 한국 비중이 감소한 시기에도 기초여건이 탄탄한 상황에서는 충격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에서 24조원 이상이 유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우선적으로 중국 A주 시총 5%가 MSCI EM지수에 편입될 경우 MSCI에서 한국의 비중이 0.07%p 가량 줄면서 한국 증시에서 약 1조2천500억원이 빠져나갈 것으로 추산된다. A주 100%가 편입되면 한국 비중은 1.35%p 줄고 유출 가능 금액은 24조638억원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김정현 연구원은 "하지만 기존 MSCI 제안보다 A주 편입 종목 수가 줄어들어 유출 가능 금액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최근 신흥국 증시 중에서도 한국으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를 고려하면 A주의 MSCI 편입이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A주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100% 반영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린다는 점도 한국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다.
과거 MSCI EM지수에 편입된 한국과 대만의 경우 시총 100%가 편입되기까지 각각 6년과 9년이 걸렸다. 편입 비중 확대도 개선 요구사항 이행 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변경록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입장에서 A주의 MSCI 편입은 시장이 발전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겠고 편입 대상 종목들도 직접적 수혜가 예상되나 한국에는 내년 이후에 진행되는 이슈로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중국 A주 시총의 5%에서 100%까지 편입되는 과정에서 한국 증시에서는 최대 198억 달러(22조5천억원) 가량의 자금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며 "다만 한국과 대만이 여러 해에 걸쳐 시총 100%가 편입됐고 중국 역시 점진적으로 편입 비중을 늘릴 것이므로 단기적 자금유출 우려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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