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당시 이미 위험인물로 간주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행정부 고위 관리들은 이미 마이클 플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아로부터 협박을 당할 위험성을 감지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플린 보좌관은 백악관에서 계속 최고기밀을 청취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 국가정보국(DNI) 등 미국 내 핵심 정보기관의 고위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당시 이미 플린 보좌관이 '시급한 문제'라는데 의견을 같이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그러나 정보관리들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플린 당시 보좌관은 취임 첫 3주 동안 거의 매일같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마이크 폼페오 신임 CIA 국장의 백악관 브리핑에 참석해 '국가의 가장 민감한 정보'들을 청취했다고 NYT는 전했다.
폼페오 국장이 당시 CIA 관리들로부터 플린 보좌관에 대한 견해를 보고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한 행정부 관리는 폼페오가 플린 보좌관에 대한 어떤 우려도 대통령과 공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플린 보좌관이 자신에 대한 정보기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국가안보시스템의 수장으로써 국가 기밀을 청취한 25일의 백악관 내 행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플린 전 보좌관은 자신과 주미 러시아 대사와의 접촉에 대해 백악관 측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음으로써 이른바 러시아 내통 의혹 스캔들을 촉발했으며 트럼프 행정부에 법적, 정치적 격랑을 초래하고 있다.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기 위한 특별 검사 임명이나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해임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 등은 결국 플린이 안보보좌관으로 재직한 25일간의 행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이 공개되지 않은 외국 로비 활동과 관련해 법무부 조사에 직면해 있음을 알고도 그에게 국가 기밀을 맡겼으며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개인적인 경고도 묵살했다.
폼페오 국장 역시 지난달 상원의원들로부터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한 정보를 CIA 직원들로부터 보고받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고 '답변할 수 없다'며 비켜갔다.
플린 전 보좌관을 둘러싼 행정부 내의 우려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6일 만인 1월 26일 당시 샐리 예이츠 법무장관 대행이 백악관에 플린이 '위태롭다'고 경고할 정도로 심각했으며 예이츠 대행은 지난해 12월 플린이 가진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와의 통화 내용을 근거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경고가 있은 지 18일 만에 플린을 보좌관직에서 해임했으며 이 기간 플린은 계속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백악관에서 폼페오 국장으로부터 정보 보고를 받았다.
만약 폼페오 국장으로부터 플린에 대한 경고가 있었다면 백악관이 예이츠 대행의 경고를 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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