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감·간절함'…국민의당 텃밭 아닌 텃밭 방문

입력 2017-06-21 11:30  

'위기감·간절함'…국민의당 텃밭 아닌 텃밭 방문

호남 지지율, 대선 때보다 더 낮아져…"민심 되찾자" 총력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당원들만 달랑 있어요 호남이 텃밭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민심을 되돌릴지도 캄캄해요."

21일 국민의당 지도부가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 권은희 시당위원장, 천정배·송기석·손금주 의원 등 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역 현안을 지도부가 직접 듣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다.






오전에는 AI로 어려움을 겪는 광주·전남지역 양계농가와 유통·판매상인들과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오후에는 지역경제 최대 현안 사업장인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을 방문해 사측과 노조측 관계자들과도 잇따라 만난다.



권은희 시당위원장은 "대선 패배 이후 당조직 개편과 혁신을 위해 국민의당이 일치단결해 노력하고 있다"며 "민생현장 간담회도 지역조직 혁신과 지역현안을 동시에 챙기기 위한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텃밭 호남을 당 지도부가 찾은 것은 그동안 자주 있었지만 이날 국민의당 비대위의 광주 방문은 권 시당위원장이 얘기한 취지보다는 위기감이 더욱 묻어났다.

호남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에 이미 압도당한 지 오래인 데다 텃밭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지역 지지율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호남 지지율은 고작 14.2%다.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가 얻었던 지지율(광주 32%·전남 33%)보다 더 낮아졌다.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64.9%로 국민의당을 4배 이상 앞지르고 있다.

인사청문회 정국을 다루는 국민의당의 방식에 호의적이지 않은 지역 여론도 큰 부담이다.

지금은 민주당과 갈려 있지만 태생적으로 같은 편으로 느끼는 지역민들이 많은데 최근 국민의당 행보는 이와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특히 1년도 남지 않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당이 또 참패한다면 당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위기감을 높이고 있다.

국민의당 지도부의 이날 방문도 지역 민심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그대로 묻어나 있으며 국민의당 사람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날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5·18 국립묘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옳고 그름을 분명히 하는 야당이 되겠다"는 목소리를 지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소속 한 광주시의원은 "호남 지지율 14.2%도 기적적"이라며 "민심을 다시 되돌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현장에서 만나는 민심은 말만큼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b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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