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장기 과제, 시급성 의문…일자리 창출효과 미미한 사업도 다수"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중심'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 편성된 LED(발광다이오드) 조명 교체 등 일부 사업이 시급성이나 타당성 측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의 '2017년 제1회 추경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추경에서 국토교통부, 법무부, 교육부 등 14개 부처가 조명을 LED로 교체하기 위한 사업에 예산이 약 2천억 원 편성됐다.
예정처는 이들 사업과 관련해 "효과성과 시급성 측면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추경에 따른 LED 교체 수요는 일시적인 것이라 장기적·안정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규정에 따른 LED 보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연차별 보급계획에 따라 사업비를 본예산에 편성·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정처는 또 "최대 5∼9년간 지원되는 장기 R&D(연구개발) 과제를 추경으로 시급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예정처는 "정부는 추경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의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확충할 계획"이라며 "이 중 기술개발의 경우 성과가 창출되기까지 장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추경의 투입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6개 부처 21개 사업에 투입될 R&D 예산은 이번 추경에서 622억 원 증액돼 2조1천207억 원으로 책정됐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박사 후 국내연수 사업'도 "이공분야 박사학위 취득자의 상당수가 대학교원 또는 박사후연구원 등 비교적 양질의 일자리에 취업해 추경을 통해 시급히 지원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예정처는 설명했다.
예정처는 아울러 교육부의 '초등학교 간이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 지원 사업'과 관련해 "측정기를 설치함에 따른 효과와 공기청정기, 환기시스템, 간이체육실 등 실외수업 대체공간 설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품 안전모니터링 요원에 일시적으로 일당 5만 원(60일)을 지급하는 사업(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추경 편성의 시급성을 따져봐야 하며 일자리 창출 효과도 크지 않다고 분석됐다.
또한 실전형 창업교육지원사업 중 대학생 창업강좌(중소기업청), 투자개발형사업 타당성조사·도시재생 사업체계 구축·도시재생 사업체계 구축 사업(국토교통부), 중소기업모태조합 출자(중소기업청) 등도 일자리 창출과의 연관성이나 추경 편성 타당성 면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예정처는 설명했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정보화 교육지원 사업에 대해선 "정보화 수준은 장애인보다 농어민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는데 추경안은 대부분은 장애인에 예산이 배정됐다"며 "정보 소외계층 중 농어민에 대한 지원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선도기업 등에 선제적으로 금융지원을 하는 '산업은행 출자사업'은 구체적인 세부계획이 미비해 금융위원회가 면밀한 수요조사를 통해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예정처는 강조했다.
'VR(가상현실) 콘텐츠 체험존 사업'(문화체육관광부)은 사업효과 검증 부족, 구제역 대책(농림축산식품부)은 사후 대응 편중이 각각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kong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