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전환비용 걸림돌…난개발 논란·주민 갈등도 문제
정부 차원 지역 특성에 맞는 적극적인 맞춤형 지원 뒤따라야
(전국종합=연합뉴스) 대체에너지를 찾기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다방면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하다.
전기요금 인상이나 전력계통 정비에 따른 비용 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물론 대체에너지 시설 설치를 둘러싼 난개발 문제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전기요금 문제만 놓고 보면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단가는 kWh당 186.7원으로 원자력(67.9원)이나 석탄(73.9원)의 배 이상이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을 2035년까지 현재 수준보다 17%가량 늘리면 163조∼206조원의 발전비용이 더 든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있다.
이런 비용의 상당액을 정부와 한전이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배수현 부산발전연구원 박사는 "그동안 국내 전력공급 체계가 원전 중심이었는데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같은 출력을 내려면 충분한 정책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체에너지 시설을 갖추는데 드는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난개발과 그에 따른 주민 갈등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바이오에너지나 태양광 시설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풍력이나 해양자원을 이용한 발전시설은 대규모 시설물 설치를 동반한다.
이 때문에 이미 전국 곳곳에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고리원전에서 해운대 청사포로 이어지는 해안에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민간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2025년까지 2조2천억원을 들여 길이 1.2㎞ 해안에 540㎿급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어민들은 "소음과 진동이 예상될 뿐 아니라 해양생태계 파괴와 해상사고 등이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울산시 북구 강동 앞바다에 7㎿짜리 풍력발전기 28기를 설치하는 해상풍력발전사업은 어민들이 어획량 감소 등을 우려하며 반발해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2014년부터 북구 대안동 동대산에 3.2㎿급 풍력발전기 6기가 추진되고 있지만 지자체가 환경 보전 등을 이유로 개발행위 불허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주민까지 반발하고 있는 이 사업은 현재 법정 다툼 중이다.
전북 고창 부안군 해역에서도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고창과 부안지역 어민들은 반대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발전기가 가동을 시작했는데 해양환경단체는 해양생물 서식처 파괴 등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핵이나 화력발전과 비교하면 갈등이 덜하지만 대체에너지 시설이라고 해서 마냥 환영받는 것만은 아니다"면서 "지역사회의 갈등 해결방안과 난개발 방지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체에너지 자원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인위적으로 발전량을 조절할 수 없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 데 이를 지방정부 차원에서 조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배수현 박사는 "풍력은 물론 해양 에너지자원, 태양광 등 대체에너지 자원에 대한 충분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는데 이를 지자체에서 감당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자체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므로 정부가 지자체별 특성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을 펴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수 김선경 임채두 장영은 고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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