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전 아직 임시 선발입니다."
승리의 기쁨에 취해도 좋을 날이지만, 삼성 라이온즈 잠수함 김대우(29)는 차분했다.
김대우는 2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방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을 3피안타 2실점으로 막고 시즌 2승(3패)째를 챙겼다.
김대우가 LG 차우찬(5⅓이닝 5피안타 5실점)과 선발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덕에 삼성은 10-3으로 승리했다.
이날 김대우는 1회 말 1사 2,3루에서 양석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2점을 먼저 내줬다. 하지만 이후 안정감 있는 투구로 5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경기 뒤 만난 김대우는 "최근 팀 분위기가 좋다. 내가 선발 등판한 날에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길 바랐다"며 "(포수) 이지영 선배 리드가 워낙 좋았다. 다 같이 일군 승리"라고 말했다.
김대우의 보직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그는 좌완 선발 백정현이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워 15일 포항 kt wiz전에 임시 선발로 나섰다. 당시 그는 5이닝을 3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다. 넥센 소속이던 2014년 8월 30일 이후 1천20일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김한수 삼성 감독은 김대우에게 또 한 번 기회를 줬고, 김대우는 호투로 화답했다.
김대우는 "중간으로 시즌을 시작한 터라 선발 준비가 쉽지는 않았다. 윤성환, 우규민 선배의 조언 덕에 두 경기를 잘 치렀다"며 "2군에서 예전 좋았을 때 영상을 찾아본 것도 도움이 됐다. 시즌 초보다 제구가 안정됐다"고 밝혔다.
김대우는 한 차례 더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그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하지만 다시 중간계투로 이동해도 그에 맞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김대우는 시즌 초 부진으로 2군에 다녀오고, 갑작스럽게 잡은 기회를 살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흔들렸던 제구를 잡은 그는 술렁이던 마음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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