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FA컵 포함 4연패…홈 2연전서 분위기 반전 시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에서 시즌 초반 돌풍의 주인공이었던 제주가 연패의 늪에 빠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대한축구협회(FA)컵 패배에 따른 충격에 일본 우라와와의 '그라운드 몸싸움'에 따른 AFC 징계까지 겹치면서 후유증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제주는 지난 21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7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치열한 공방전 끝에 0-1로 분패했다.
전반 19분 배재우의 크로스를 마르셀로가 헤딩으로 연결한 것이 옆 골망을 흔드는 등 여러 차례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개막 이후 3연속 무실점 승리에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초반 1위를 달렸던 제주는 이날 패배로 7승2무5패 승점 23점으로 5위까지 내려갔다.
K리그 경기로만 보면 2연패지만, AFC 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까지 치면 4연패째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22일 "무엇보다 제주 팬들을 실망하게 하고 걱정하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제주는 해마다 유독 6월 이후 성적이 부진해지는 '여름 징크스'를 겪는 팀이지만 올해는 여러 악재가 겹쳤다.
5월말 K리그 팀 중엔 유일하게 남아 치른 ACL 16강전 우라와와의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어 이달 초 2017 KEB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도 디펜딩 챔피언 수원에 0-2로 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라와 전에서 있었던 그라운드 몸싸움으로 AFC 중징계까지 받았다.
주전 수비수인 조용형과 백동규는 각각 6개월, 3개월 자격 정지, 권한진은 2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으며 수비에 큰 공백이 생겼다.
제주는 이러한 결정에 항의하는 공문을 AFC에 발송했으나 이날까지 AFC로부터 징계내용을 설명하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정규리그와 챔피언스리그, FA컵에서 모두 우승을 거머쥐는 '트레블'을 조심스럽게 기대하던 제주가 이제는 리그 중위권에서 도약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조 감독은 "(ACL과 FA컵을 앞두고) 기대치가 높았기에 당시 패배가 더욱 크게 와 닿은 것 같다"며 "초반 선전이 꺾인 데 대한 상실감과 불미스러운 사태 등을 겪으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육체적으로 많이 지쳤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그러나 "이미 벌어진 일에 연연하기보다는 앞으로 반전을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며 "전술적인 변화 등을 통해 경기 내용적인 면에서는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낙관했다.
제주는 지난 14라운드 강원 전부터 포백(4-back) 전환을 시도해 주전 수비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감독은 "남은 시즌 치르려면 포백, 스리백의 원활한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다양한 옵션을 구사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면서도 "김원일, 오반석, 알렉스, 권한진의 가량 차이가 크게 없어서 부상만 없다면 수비수 추가 영입 없이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원정 2연전에서 눈물을 삼킨 제주는 24일 포항, 오는 28일 인천과 홈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침체한 분위기를 끌어올릴 기회다.
조성환 감독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심리적·육체적으로 피로한 선수들의 회복"이라며 "승리에 대한 부담을 주기보다는 가능한 한 분위기를 밝게 가져가 좋은 결과를 내려고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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