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팀장급 이상 40여명 연봉 10% 자진반납
한화갤러리아, 제주공항 면세점 임대료 내려달라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면세점 업계가 임금 자진반납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적자 폭이 큰 공항 면세점들은 임대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사업권 반납 가능성도 거론된다.
롯데면세점은 21일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팀장급 간부사원 및 임원 40여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고 결의서를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봉 자진반납은 사드 사태에 따른 매출 감소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등 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롯데면세점은 설명했다.
경영전략회의에서는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신할 수 있는 개별 여행객과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등 기타 국적 고객 유치 방안 등이 제시됐다.
또한 일본·인도네시아 등 해외 7개 매장 매출 활성화 방안과 다양한 원가절감·비용감축 대책도 논의됐다.
롯데면세점은 상·하반기로 나눠 한 해 두 번 진행하던 경영전략회의를 사드 사태 해결 때까지 매월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이러한 위기 대응책을 마련한 것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끊기면서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줄었고, 국내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은 46% 감소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지난 12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현재의 위기 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극복해나가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글에서 장 대표는 "사드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감소는 2003년 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롯데면세점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창립 이후 37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어온 성공의 경험이 우리를 자만에 빠뜨리고 위기의식을 무디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되돌자 보자"며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내부 역량을 위기극복을 위해 집중하자"고 덧붙였다.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공항공사에 임대료 납부 방식 조정을 요청했다.
한화 측은 현재 연간 제주공항 면세점 임대료로 연간 약 250억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매출액에 연동해 요율을 정하는 방식으로 바꿔 사실상 임대료를 내려달라는 것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제주공항 면세점은 사드 제재로 인한 항공편수 감소로 현재 총매출이 임대료를 밑도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에 임차료 감면을 요청하고 제주공항공사 측의 선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는 임대료가 인하되지 않을 경우 공항 면세점 사업권 반납도 검토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제주공항 면세점과 서울 시내면세점을 운영 중인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 부진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사업 적자로 '비상경영'에 들어갔으며, 올해 초 임직원들의 연봉과 상여금 자진반납을 결정했다.
임원은 연봉 10%를, 부장과 차장급 등 중간관리자들은 상여금 100%를 반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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