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고교를 갓 졸업한 취업준비생이 부산 김해공항 보안업체에 입사원서를 냈다가 취업 대가로 금품 상납을 요구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공공비정규직노동조합 부산울산노동조합은 22일 부산 김해공항 보안업체 취업 비리와 관련된 음성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음성 파일은 2013년 고교를 갓 졸업한 A(당시 19세) 씨가 입사원서를 제출한 김해공항 보안업체 B사 고위 간부와의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입사 면접을 하루 앞두고 B사 간부가 A군의 아르바이트 장으로 찾아왔다고 노조는 밝혔다. A군은 이상한 기분이 들어 대화를 녹취했다.
녹음 파일에는 B사 간부가 "면접에서 경쟁하는 사람이 있으면 유리하겠죠"라며 운을 뗀 뒤 "취업을 하면 취업사례금을 낸다. 통상 석 달 치 봉급을 사례로 받는데 대략 500만 원 정도가 든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A군이 "그럼 이 돈이 어떻게 보내지는 건가요"라고 묻자 B사 간부는 "나 혼자 꿀꺽할 수는 없다. 회사 사람들하고 감사의 의미로 술 한잔 사는 거죠. 어른들한테 물어보면 다 그래요. 대기업은 몰라도 사립학교나 중소기업은 취업 사례금이 다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A군은 B사에 입사했다가 1년 만에 퇴사했다. 노조는 A군이 실제로 돈을 상납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노조는 "청년 실업률에 발버둥 치는 취업준비생의 절박한 심정을 노린 악질적 범죄"라면서 "개인의 범죄일 수도 있지만 회사 차원의 조직적 비리일 수 있어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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