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북부 수계 연결·대산단업단지 해수담수화 사업 시급"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가뭄으로 갓 심은 모가 말라죽는 등 염해가 확산하는 서산 AB지구 간척지에 대해 "농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지사는 이날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한 가뭄극복 기자회견에서 "가뭄 때마다 간척지 논농사가 물 부족에 따른 염해로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에 따르면 이날 현재 서산 AB지구와 보령 남포지구 간척지 1만3천444㏊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천23㏊에서 갓 심은 모가 말라 죽는 등 염해가 나타났다.
간척지에 물을 공급하는 담수호인 간월호와 부사호는 저수율이 각각 22.9%와 75.0% 수준으로 물이 풍부하지만 오랜 가뭄으로 염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영농 한계치 염도는 2천800ppm으로 알려졌지만, 간월호와 부사호의 염도는 최대 4천500ppm까지 치솟았다.
안 지사는 "간척지는 조금만 가물어도 염도가 상승해 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간척지에서 대체작물을 재배하는 방안을 포함해 간척지 농업지구의 효과적인 이용을 위해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가뭄극복을 위한 중장기 정책으로 ▲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생활용수) ▲ 대산임해산업단지 해수담수화 사업(공업용수) ▲ 아산호-삽교호-대호호 수계연결 사업(농업용수) 등을 조기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은 보령댐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는 서산, 당진, 홍성, 예산, 태안 등 5개 시·군에 대청댐 도수시설을 활용해 하루 10만t의 물을 공급하는 사업이다.
해수담수화 사업은 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 LG화학 등이 입주한 대산산단에 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이고, 아산호-삽교호-대호호 수계연결 사업은 상대적으로 물이 풍부한 아산호와 물이 부족한 삽교호, 대호호를 연결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이다.
안 지사는 "세 가지 사업이 추진되면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들 사업이 이른 시일 안에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올해 충남의 누적 강수량은 167.7㎜로 평년(338.8㎜)의 49.2% 수준이다.
충남 서부지역에 생활용수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은 9.0%까지 떨어졌고,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도내 저수지 평균 저수율도 27.7%에 그친다.
서해안 간척지의 논에서는 어린 모가 말라죽고 있으며, 마늘과 양파 등 밭작물 수확량이 10∼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용수는 정상 공급되고 있지만, 8월 이후에도 비가 오지 않으면 '제한급수' 시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 지사는 "가뭄 대응을 위해 물 소비패턴 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라며 "도민은 가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물 절약 실천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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