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崔 재판 증언…"독대 때 동생 가석방 완곡히 부탁"…"경제 기여해야 한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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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독대 당시 미르·K재단 출연금액을 확인받았으며, 시각장애인 지원 사업에 도움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22일 증언했다.
또 동생 최재원 부회장의 가석방을 완곡히 부탁했으나, 박 전 대통령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아 추가 언급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2월 16일 박 전 대통령을 40분간 독대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대통령과 단독 면담한 경험은 박 전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증언과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면담 자리에는 안종범 당시 경제수석이 배석했다.
애초 두 사람만 대화하다 최 회장이 '규제 프리존' 등 경제 이야기를 꺼내자 박 전 대통령이 "이런 전문적인 이야기는 안 수석이 함께 들어야 한다"며 대기실에 있던 안 전 수석을 데리고 들어왔다.
박 전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SK는 미르·K재단에 얼마를 출연했지요?"라고 물었고, 이에 안 전 수석이 "111억원을 출연했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도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가이드러너' 사업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는 게 최 회장의 증언이다.
최 회장은 그러나 K재단에서 SK 측에 89억원 추가 지원을 요청한 사실은 작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알게 됐다고 증언했다.
그는 "언론에 이런 얘기가 나오길래 '저게 어느 회사야'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SK라고 해서 부회장에게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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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독대 초반 상황도 설명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요즘 잘 지내시느냐"고 인사말을 건네왔고, 이에 자신은 "저는 잘 지냅니다만 저희 집이 편치는 않습니다. 동생이 아직 못 나와서 조카들 볼 면목이 없습니다"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동생의 석방 문제를 거론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완곡하게 이야길 했다고 진술했다. 2015년 말 혼외자 문제도 보도된 만큼 개인사로 인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지 않는 게 중요했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최재원 부회장의 석방 문제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그래서 더는 그 문제를 언급하지 못했다"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당시 워커힐 호텔의 면세점 사업권, CJ 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 등도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은 "알았다"고만 하고 큰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이런 건의를 한 게 '부정청탁'이라 생각하진 않았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자신의 사면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그는 2015년 8월 사면 발표 전 법무 담당 부사장을 통해 사면과 함께 복권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후 김영태 부회장에게서도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몇 가지 숙제가 있다고 한다'는 얘길 들었다. 최 회장은 이 '숙제'에 대해 "경제 기여를 위해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최 회장의 사면 결정 전 박 전 대통령에게 최 회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최 회장은 이런 내용을 2015년 말 자신의 혼외자 관련 보도가 난 이후 알았다고 증언했다.
최 회장은 개인사 문제가 언론에 공개되기 전 안 전 수석을 통해 박 전 대통령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그 문제는 너무 서프라이즈가 안 되게 하려면 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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