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고용노동부가 입원환자에게 25년간 청소, 세탁, 배식, 간병을 시키고 푼돈을 준 양산지역 한 병원을 대상으로 진상 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은 이날 오후 해당 병원 측이 장기간 입원환자에 일을 시켜온 점을 인지하고 근로감독관 2명을 급파해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고 22일 밝혔다.
노동부는 이 병원 측이 1998년 개원한 후 3∼4년 뒤부터 최근까지 입원환자에게 지속해서 일을 시키고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일당을 지급한 점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 적용도 검토하기로 했다.
노동부 양산지청 관계자는 "병원 측이 입원환자에게 장기간 일을 시켜온 특수한 상황이어서 사업주와 근로자 간 관계로 법 적용이 가능할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병원에 대한 근로감독은 최근 1년 넘게 한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병원 노조 측 폭로에 따라 긴급히 파악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모 병원지부는 이날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병원이 설립 이후 현재까지 입원환자에게 노동을 강요하고 하루 일당으로 1천600∼5천500원(추정치)가량을 지급하는 등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이날 같은 장소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25년간 환자에게 시킨 일은 이른바 '활동요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병원 측은 "7월부터 외부 인력을 투입하는 등 개선하겠다"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거듭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choi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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