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인권위 노조 주최 토론회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가 제 역할을 하려면 구성원들의 인적혁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전국공무원노조 국가인권위원회지부 주최로 22일 서울 저동 인권위 인권교육센터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표를 맡아 이처럼 강조했다.
홍 교수는 인권 문제를 중요시하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 인권위에 기회이자 동시에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권교체로 국가가 '정상화'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인권위에 유리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불리하다"며 "다른 국가기구가 정상화할수록 인권위가 매울 '틈새'가 작아지고 그 틈새를 정교하게 파고들지 않으면 인권위는 무용한 조직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인적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인적혁신은 반드시 인위적인 인적 쇄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권위원과 직원 등 인권위를 운영하는 모든 사람이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화 방안 중 하나로 2008년 이후 지금까지의 수동적·수세적 성향을 적극적·선제적인 성향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 옹호기관·선도기관으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국가인권기구로서 목소리를 내며, 가장 문제가 되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해야 존립 근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인권위가 사법기관을 흉내 내 진정 사건을 법적인 잣대로 판단하는 '인권위의 사법화'를 넘어서서 다른 방식의 결정을 내리는 기관이 돼야 한다고도 고언했다.
그는 인권위의 목표가 이명박 정부 출범 시기인 2008년 이전으로 회귀하는 것이어서는 안 되고, 2008년 이전의 문제와 2008년 이후의 문제를 동시에 극복하는 '만회혁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 인권정책과장으로 있다가 현병철 전 인권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를 나온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은 국회가 인권위원 전원을 의석비례로 선출하되 청문회 등 인사검증 절차를 거치고, 위원장은 위원들이 호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원규 인권위 조사관은 인권 이슈가 발생했을 때 인권위가 적시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침묵을 지킨 경우가 많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