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두 얼굴…친환경 외치며 북극원유 눈독

입력 2017-06-22 16:23  

노르웨이의 두 얼굴…친환경 외치며 북극원유 눈독

북극해 탐사권 석유업체에 대거 개방…녹색경제 목표에 어긋난다는 비난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나라를 지향한다던 노르웨이가 북극해 원유 광구의 탐사권을 대규모로 개방하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여 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노르웨이 석유부는 오는 11월 말께 북극해의 일부인 바렌츠해에 있는 자국령 광구 93개의 탐사권을 석유업체들에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는 이미 본토와 자국령 스피츠베르겐 섬 중간에 있는 베어 섬 인근 20개 광구의 탐사를 추진 중이다. 만약 이번 계획이 확정되면 노르웨이는 역대 최다의 광구를 개방하는 셈이 된다.

바렌츠해는 석유업체들이 차세대 유전지대로 기대하는 지역으로, 노르웨이도 이 지역의 원유매장량이 180억 배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테리에 소비크네스 노르웨이 석유부 장관은 "새로운 탐사계획은 장기적인 경제활동은 물론 석유 산업의 가치 창출과 수익성 높은 고용을 이끌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노르웨이의 낙관적 전망과 달리 환경단체들은 현재 빙하에 뒤덮여있는 해당 지역이 철새들의 집단서식지이라는 점을 들어 탐사에 반대하고 있다.




또 노르웨이가 지난 2014년 녹색경제로의 전환을 선포한 친환경 국가라는 점에서 이번 계획이 이런 국가 비전에 모순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의회가 2025년부터 자국 내에서 화석연료로 운행하는 자동차 판매를 전면 금지하기로 합의하는 등 전 세계의 친환경적 행보를 선도하고 있는 국가다.

니나 젠슨 세계자연기금(WWF) 노르웨이 지국장은 FT에 "이는 대표적 친환경적 국가인 노르웨이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아주 완벽한 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트룰스 굴로브센 노르웨이 지국장도 "노르웨이 정부가 녹색경제로의 전환이라는 야심을 버리고, 새로운 유전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니 소름 끼친다"며 이는 지구온난화를 막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 달성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세계적인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의 알래스카 시추계획을 무산시킨 경험이 있는 환경단체들이 이번에도 오슬로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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