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포 포함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위닝시리즈 견인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때는 둔해 보였던 그의 살집 많은 몸이 이제는 그렇게 듬직해 보일 수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31)가 이제는 다른 모든 구단이 탐낼만한 외국인 거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러프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솔로포를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활약으로 5-1 승리를 견인했다.
러프는 LG와 이번 3연전에서 0.385(13타수 5안타)에 2홈런 5타점을 쓸어담으며 4번 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성은 러프의 활약을 앞세워 이전까지 4전 전패를 당했던 LG를 상대로 2승 1패의 위닝시리즈를 거뒀다.
전날 탈꼴찌에 성공한 삼성은 9위 자리를 지키며 승패 마진에서 마이너스(-) 숫자를 또 하나 지워냈다.
러프가 이날 쳐낸 2안타는 모두 장타였다.
3회초 1사 2, 3루에서 쳐낸 1타점 우월 2루타는 잠실구장이 아닌 다른 구장이었으면 홈런이 되고도 남을만한 큼지막한 타구였다.
아쉽게 홈런을 놓친 러프는 5회초 의심의 여지가 없는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홈런을 터트렸다.
비거리만큼 인상적이었던 것은 LG 선발 류제국의 커브를 공략한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류제국은 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커브를 던지는 투수다.
류제국이 커브를 즐겨 던진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워낙 낙차가 커서 건드리기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전날 차우찬의 커브를 통타해 역전 3점포를 터트린 러프는 그보다 더 예리한 류제국의 커브마저 넘기고 팀에 쐐기점을 안겼다.
차우찬의 커브를 넘길 때만 해도 실투가 아니었느냐는 얘기가 많았지만 러프는 더욱 완벽한 홈런으로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러프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총액 110만 달러에 계약했다.
삼성은 메이저리그에서 5시즌을 뛰며 35홈런을 쳐낸 러프가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자리를 메워주길 기대했다.
하지만 러프는 시즌 초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야말로 '애물단지'나 다름없었다.
4월 한 달간 러프의 성적은 타율 0.150(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에 그쳤다.
지독한 부진에 시달린 러프는 4월 22일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에서 돌아온 5월 2일부터 러프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5월 한 달 동안 25경기에서 타율 0.330(94타수 31안타) 7홈런 2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팀 내에서 5월 월간 타율은 구자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냈다.
6월 들어서는 한층 뜨겁다. 러프는 6월에 나선 17경기에서 타율 0.385(65타수 25안타) 4홈런 24타점으로 쾌조의 타격감을 이어갔다.
지난해 외국인 농사에 실패했고, 시즌 초반만 해도 흉작을 예감했던 삼성은 러프의 극적인 반등 속에서 이제 더 높은 순위를 향해 달린다.
경기 후 러프는 "어제에 이어 매 타석 모든 공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타구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며 "팀이 계속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고 나도 계속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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