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백사장] ② 연안침식에 땜질 복원 언제까지

입력 2017-06-25 08:00  

[사라지는 백사장] ② 연안침식에 땜질 복원 언제까지

침식 막는 구조물 또 다른 악영향…"과학적으로 원인 규명, 대안 세워야"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예전 눈부시게 길고 넓게 펼쳐진 해수욕장 백사장 모습을 다시 보기는 어려울까.

기후변화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고 높은 파랑 내습빈도가 증가한 데다 강도까지 세져 연안침식이 심해지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수심이 깊어져 더 큰 파도가 발생하고 높은 파랑이 지속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어항, 방파제 등 해양 인공구조물 증가로 해양생태계가 변화하고 연안침식이 심화한다.

시설물을 설치하기 전에 침식영향평가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댐, 보 등 하천수를 이용하기 위한 개발로 해변으로 쓸려 내려가는 자연 토사도 줄었다.

강수량이 해마다 줄고 있어 하천 모래 유입도 그만큼 감소할 수밖에 없다.

모래 채취도 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안침식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연안침식이 가속하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를 막기 위해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수중에 인공구조물을 설치해 침식을 막아보려 하지만 매년 모래사장 면적과 모래량은 줄어들고 있다.

25일 경북도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9년까지 656억원을 들여 1차 연안정비를 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2차 연안정비를 하고 있다.

2차 사업에 모두 4천146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까지 1천200억원 정도만 투입했다.

국비, 지방비 등 예산확보가 어려워 계획 대비 50% 정도 정비만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 8곳에 181억원을 들여 잠제(파도 힘을 줄이기 위해 수중에 설치하는 구조물), 방사제(모래가 쓸려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구조물), 이안제(수면 위까지 올라오는 방파제) 등을 설치한다.

이런 구조물이 침식 방지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으나 해류 변화, 경관훼손 등 연안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만큼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포항 송도해수욕장에는 인공적으로 외부에서 모래를 가져와 백사장 복원을 시도한다.

송도해수욕장에 잠제 3기 설치를 완료하고 올해와 내년 모니터링을 해 침식 방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오면 모래를 보충할 계획이다.

그러나 모래 구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른 곳에서 모래를 가져오려 해도 해당 지역에서 흔쾌히 내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모래 구하기가 어려운 만큼 비용도 많이 들 것으로 예상한다.

경북 동해안에서는 모래 보충은 송도해수욕장이 처음이다.






현재 대안이 없어 잠제, 모래 보충 등으로 침식을 막고 백사장을 복원할 수밖에 없으나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호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하고 대안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나라는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데 이보다는 대규모 실험이나 첨단 기법을 동원해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효과는 이안제가 나으나 해안경관 때문에 잠제를 주로 설치한다"며 "인공구조물을 지양하고 해안별로 적합한 친환경적인 새로운 연안정비사업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앞으로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때 침식영향평가도 필요하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연안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자연해안 목표제, 연안 건설을 통제하는 구역 설정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har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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