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인상 시나리오별 기름값 부담 추정 결과…중형차 기준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미세먼지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수송용 에너지 상대가격의 합리적 조정방안, 일명 에너지 세제개편안 연구용역이 경유세 인상을 전제로 진행돼 실제 경유차 보유자의 부담이 얼마만큼 늘어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25일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국책연구기관에 따르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오는 7월 4일 에너지세 개편 공청회에서 발표할 개편안의 골자는 경유세의 인상이다.
개편안은 현재 100 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과 관련해 경유 가격을 휘발유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것을 비롯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하는 방안, 경유 가격을 휘발유보다 25% 비싸게 책정하는 방안 등 10여가지 시나리오별로 미세먼지 감축 및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해 담았다.
당초 연구용역을 맡길 당시에는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종안에는 경유 인상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만 담겼다.
용역안을 토대로 정부가 세제개편에 나서 경유세 인상을 최종 확정할 경우 경유차 보유자들의 부담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분당 정자동 자택에서 여의도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A씨의 예를 들어보자.
2018년형 K5 디젤 승용차를 보유한 A씨가 직장을 출퇴근하는 데 차량을 이용하면 왕복 60km, 한 달 평균 휴일을 제외한 23일 운행 시 월 운행 거리는 1천380km다.
지난 5월 기준 정유사의 평균 판매가격은 휘발유가 리터(ℓ)당 1천365.18원, 경유가 1천143.8원으로 221.28원의 차이를 보였다.
K5의 공인연비(리터당 9.4∼16km) 평균인 ℓ당 12.7km를 기준으로 할 경우 현재 A씨는 월 유류비로 12만4천원(1천143.8원*108.6ℓ)을 쓰게 된다.
다만 이는 주유소별 이익이나 마케팅 비용 등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은 정유사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실제 주유소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하면 A씨의 유류비 부담은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가 만약 현행 100 대 85인 휘발유와 경유의 상대가격을 '저부담 시나리오'에 따라 100 대 90으로 맞추면 경유 가격은 ℓ당 85원가량 오르게 된다. 이 경우 A씨의 유류비 부담은 월 9천200원, 연간 11만원 가량 늘어난다.
정부가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100으로 똑같이 맞추면 경유 가격은 ℓ당 221원가량 올라 A씨 부담은 월 2만4천원, 연 28만8천원 증가한다.
고부담 시나리오에 따라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보다 25% 비싼 수준으로 급격히 올릴 경우 A씨는 기름값으로만 한 달에 6만1천원, 1년에 73만2천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2015년 정부가 담뱃세를 인상하면서 담배 한 갑의 가격은 2천500원에서 4천500원으로 2천원 인상됐다.
하루에 담배 한 갑을 피는 사람의 경우 하루 2천원, 1년에 73만원의 부담이 늘어났다.
흡연자인 A씨 입장에서는 정부의 담뱃세 인상으로 연간 73만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한 데 이어 경윳값을 급격히 올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추가로 73만원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불과 몇 년 새 연간 150만원이 넘는 돈이 A씨 주머니에서 정부로 흘러들어 가는 증세가 이뤄지는 셈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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