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외무성 "웜비어 성의껏 치료했다…최대 피해자는 우리"(종합)

입력 2017-06-23 18:26   수정 2017-06-2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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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외무성 "웜비어 성의껏 치료했다…최대 피해자는 우리"(종합)

"생명지표 정상으로 귀환, 급사는 우리도 수수께끼"…구타·고문의혹 부인

"웜비어, 대화 거부한 오바마 전략적 인내 희생자"…美에 책임 돌려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은 23일 자국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송환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성의껏 치료했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웜비어 사건과 관련한 담화를 내고 "적대국의 범죄자에게 우리가 자비심을 베풀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지만 우리는 그의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을 고려하여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그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성의껏 치료해 주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왐비어(웜비어)의 생명지표가 정상인 상태에서 미국으로 돌아간 후 1주일도 못되어 급사한 것은 우리에게도 수수께끼"라고 주장했다.

대변인은 웜비어가 노동교화 과정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 "사실무근한 여론"이라면서 "왐비어 송환을 위해 우리나라에 왔던 미국 의사들이 할 말이 있을 것"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미국 의료진들이) 왐비어의 맥박과 체온, 호흡 그리고 심장 및 폐검사 결과 등 생명지표가 정상이라는 데 대하여서와 우리가 심장이 거의 멎었던 왐비어를 살려내어 치료해 준 데 대하여 인정하였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왐비어는 우리에 대한 극도의 적대감과 거부감에 사로잡혀 우리와의 대화를 거부해온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의 희생자"라며 그의 사망 책임을 미국측에 돌렸다.

대변인은 "미국민의 안녕에 대해 관심한다는 미국 정부가 어찌하여 오바마 행정부 시기 왐비어의 인도주의적 석방 문제를 단 한 번도 우리에게 공식 요청한 적이 없었는지 그 대답은 미국 자신이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러한 사실을 전면 왜곡하고 고의적으로 반(反)공화국 비난 소동을 일으키면서 감히 존엄 높은 우리 국가에 대한 보복과 압력을 떠드는 것이야말로 우리에 대한 정면 도전이며 정치적 모략"이라며 "명백히 하건대 이번 사건으로 인한 최대의 피해자는 우리"라고 강변했다.

또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공화국 비난전은 우리로 하여금 적에 대한 인도주의, 관대성은 금물이며 법의 날을 더욱 예리하게 벼려야 하겠다는 결심을 굳혀주고 있다"면서 "미국은 저들의 경거망동이 초래할 후과에 대하여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 발표 직전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 대변인과 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 보도도 내보내면서 웜비어를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대우해 줬다고 주장했다.

외무성과 민화협의 입장은 웜비어 사망 이후 북한 국가기구가 보인 첫 반응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난이 고조되자 북한 당국이 본격적인 맞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외무성은 이번 담화에서 노동교화 과정에서의 가혹 행위 의혹이나 북한 당국이 웜비어의 치료에 소홀했다는 의혹 등은 강하게 반박했지만, 웜비어의 건강상태가 억류 이후 왜 갑자기 나빠졌는지에 대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이었던 웜비어는 지난해 1월 관광차 방문한 북한의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고, 그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노동교화 15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된 뒤 엿새 만에 숨을 거뒀다

kimhyo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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