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타와 협의해 27일 또는 28일 주주협의회에서 최종 결정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금호타이어[073240]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상표권 관련 마지막 수정 제안을 하기로 했다.
'강 대 강' 대결 구도로 치닫고 있는 양측이 이번 수정 제안으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5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상표권 사용조건과 관련해 더블스타와 협의해 박 회장에게 수정 조건을 제시할 계획이다.
더블스타와 논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27일 또는 28일 주주협의회를 열어 최종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더블스타는 매각종결 선결 요건으로 상표권의 5년 사용 후 15년 추가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 요율 매출액의 0.2%를 요구했으나 박 회장 측은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 요율 0.5%로 수정 제안을 했다.
이에 채권단은 이달 12일에 기존의 더블스타 요구안을 재차 요구했고, 박 회장은 이를 다시 거절했다.
채권단은 이번에 상표권의 사용 기간과 사용 요율 모두에 대한 수정 제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제시한 사용 요율이 더블스타 요구안의 2.5배나 돼 채권단 측에서는 무리한 제안이라고 보고 있다. 상표권을 20년간 의무적으로 사용하라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으로 판단하고 있다.
채권단은 27일 또는 28일 주주협의회가 끝나는 대로 박 회장 측에 새 조건을 통보해 30일 또는 내달 3일에 회신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더블스타와 채권단이 기존 입장에서 한발 물러난 안을 제시하기로 함에 따라 박 회장 측도 전향적인 태도를 취할지 기대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표권을 보유한) 금호산업[002990]이 이사회를 열어 상표권 문제를 다시 논의하게 하려면 그럴 명분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채권단 내부 논의가 있어 수정 제안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아울러 이번 수정 제안이 거절될 경우를 대비한 방안도 논의하기로 했다.
채권단이 대출금리를 조정해 더블스타와 금호산업 간 사용 요율 차이를 보전해주는 방안이 그중 하나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에 이자로만 연간 1천억원을 내고 있어 대출금리를 약간만 낮춰도 양측의 사용료 차이인 연간 90억원을 보전할 수 있다.
채권단은 매각이 무산될 경우에 대한 대비책도 주주협의회 때 세울 방침이다.
채권단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박 회장의 경영권 퇴진과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의 최대 주주여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할 수 있지만 우선매수권 박탈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우선매수권은 채권단과 박 회장 간 약정에 의해 부여된 것이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일단 매각 방해 행위를 이유로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박탈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양측이 맺은 약정서에는 '정상적인 경쟁 입찰 진행을 방해할 경우 본 약정을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다.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과 관련 무리한 조건을 제시한 점이 이 조항에 해당한다고 채권단은 보고 있다.
그러나 박 회장 측은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하면서 우선매수권이 부여된 상황에서 채권단이 이를 박탈할 법적 근거가 없고, 설령 채권단이 매각 방해 행위를 문제 삼는다고 해도 상표권 사용 관련해 정당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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