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서 '삼성합병' 관련 증언…"'경영권 승계 목표' 주장은 각색한 것"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삼성 임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옛 삼성물산 주주인 일성신약에 주식매수를 제안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신 삼성물산 사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등의 재판에 나와 이같이 밝혔다.
김 사장은 2015년 7월 6일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를 만난 것과 관련, "주식을 얼마에 사준다고 말한 적이 전혀 없다"고 증언했다.
이는 지난달 19일 이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윤 대표의 진술과 상반된 것이다. 윤 대표는 법정에서 김 사장과의 만남을 언급하며 삼성 측과 주식 매수가격 협상을 벌였다고 진술한 바 있다.
윤 대표는 M 증권사 사장이 '삼성에 잘 아는 사람이 있다'며 매수 목표 주가를 말해보라고 해 9만원을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후 김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7만5천원 이상은 줄 수 없다. 9만원과 7만5천원의 차익은 다른 방안으로 보상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련해 김 사장은 "윤 대표와 증권사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모르겠지만, 저희(삼성)가 먼저 제안한 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일성신약이 보유한 주식을 매수한다는 것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 현실적인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삼성 측으로부터 7만5천원, 9만원과 같은 주식 매수가를 제시받았다는 윤 대표의 증언에 관해서도 "말도 안 된다"고 답했다.
또 김 사장은 이후에 이뤄진 윤 대표와 만남에서 "삼성 측으로부터 '합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것'이라며 도와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윤 대표의 증언도 반박했다.
그는 "윤 대표가 '합병 목적이 경영권 승계'라고 언론에 (말)하고 다녔다"며 "그래서 김종중 미래전략실 사장이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윤 대표가 본인의 이야기에 동조하는 것처럼 각색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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