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기금마련 정상회담서 2조원대 구호기금 조성 논의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남수단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우간다와 연대할 것을 촉구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우간다의 엔테베에서 열린 난민 기금마련 정상회담에서 남수단 내전을 피해 고향을 등진 100여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우간다와의 연대를 강조했다고 AFP가 이날 보도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남수단 난민들을 돕기 위해 20억 달러(한화 2조2천700억 원)에 이르는 구호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전날 남수단 국경에 인접한 우간다 북부의 난민캠프를 방문하고 돌아온 구테흐스 총장은 "우간다가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외국인들에게 등을 돌리는 현실에서 난민정책에 있어 모범적인 선도국가로 우뚝 섰다"고 격려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난민들이 임시 캠프가 아닌 생활에 적합한 마을 형태의 주거시설에 거주하고 있다며 "(난민들은) 토지를 경작할 수 있고 학교와 병원, 보건시설을 건립하도록 허락받고 일자리를 얻어 존엄하고 격조 있는 삶을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국제사회가 모범을 보이는 우간다의 난민정책을 본받아야 한다"라며 "오늘날 가장 많은 난민이 유입되는 우간다는 지상의 많은 국가가 실행하지 못한 난민정책을 훌륭하게 펼친 상징적인 국가"라고 치켜세웠다.
유럽 국가들은 전날 남수단 난민구호에 8천500만 유로(한화 1천억 원)의 자금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이날에는 1억2천500만 유로(한화 1천 590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정상회담 주최 측은 그러나 앞으로 4년간 80억 달러(한화 9조1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구테흐스 총장은 기금 모금을 호소하면서 우간다와의 연대는 관대함에 대한 문제라기보다 정의에 관한 문제라고 역설했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우간다에는 현재 94만 7천명 이상의 남수단 난민이 머무는 가운데 케냐 등 인근 국가에 수용된 난민까지 합치면 모두 120만 명에 이른다.
2011년 수단으로부터 독립한 남수단에서는 지난 2013년 말 살바 키르 대통령이 부통령이던 리크 마차르를 쿠데타 모의 혐의로 비난하면서 양측 간 무력충돌이 발생, 정부군과 반군으로 대립하며 내전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었다.
이들 양측은 2015년 8월 국제사회의 중재로 평화협정을 맺었으나 지난해 7월 수도 주바에서 무력충돌이 재개돼 2013년 내전 발발 후 가장 많은 숫자인 74만 3천 명의 주민이 우간다로 피신했다.
27만 명을 수용한 우간다 북부의 비디비디 난민촌은 올 초 케냐의 다다브 난민촌을 제치고 세계 최대 난민캠프로 부상했다.
유엔은 올 한해 50만 명의 난민이 추가로 우간다에 당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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